목적의식의 중요성
창업한다고 하면 항상 듣는 질문은 "어떤 사업해요?"이다. 그리고 간간히 듣는 질문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사업을 하는 데 있어 정말 중요한 요인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바로 "사업 왜 해요?"라는 질문이다. 가볍게 지나가듯 대화할 때는 간단하게 언급한다.
"제가 원하는 기능을 담은 앱이 나올 때까지 못 기다리겠어서요"
하지만 절대 이게 다가 아니다. 이 이유는 '창업을 해보고 싶다.'하고 생각하게 된 계기에 그친다. 그렇다면 나는 왜 사업하는가? 비교적 명확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왜 이게 사업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인인지 먼저 이야기해보려 한다.
나아갈 길을 항한 자신만의 확고한 뜻, 그 뜻이 바로 설 때 사람은 그리고 사업은 다시 태어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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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어떤 방향에서 살펴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고매한 뜻, 그리고 올바른 목적의식이 없으면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다 쏟아도 주위 사람들의 협력을 얻을 수 없고, 사업도 성공시킬 수 없다.
- [왜 사업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왜 사업을 하냐는 질문은 무엇을 위해 일하냐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사업의 목적의식과 연결된다. 개인적으로 이 목적의식은 사업을 하는 데 있어 이정표가 되어준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하다 보면 선택의 기로에 서는 경우들이 많을 것이다. '기존 서비스에 집중할 것인가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할 것인가', '아이템 디벨롭에 집중할 것인가 마케팅에 투자할 것인가',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을 것인가', 이 외에도 어떤 고객층을 타깃으로 잡을지부터 수많은 부분에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사실 삶을 살면서 모든 순간이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어느 회사에 취업을 하고, 어떤 사람과 결혼을 하고, 집을 사고, 퇴사를 하고, 투자를 하고... 이런 의사결정들은 대게 나의 삶에만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사업은 다르다. 내가 하는 결정들이 나의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나의 고객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사업을 하면서 하는 의사결정들은 더욱 신중해야 하고 그 목적이 확실해야 한다. 목적의식을 가지고 사업하는 것은 매 의사결정의 순간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방향이 정해져 있는 것과 같다.
또한 목적을 가지고 일하는 것은 일을 할 강력한 동기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아무 목적 없이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면 그 과정이 너무 무료하고 하기 싫다는 생각이 가득할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사실 창업을 준비하는 벌써부터 너무 귀찮고 머리 아픈 일들이 많다. 한번 미팅을 하면 3시간은 기본이다. 주말이나 밤낮없이 시간이 나면 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이 재미있다. 그리고 내가 일해야 하는 이유를 매일 느낀다. 그렇게 매번 동기부여가 된다.
매일 넘쳐나는 나의 사업 동기는 바로 유기동물 문제이다. 유기된 아이들과 길에서 태어난 아이들, 갑작스러운 보호자 사망으로 혼자 남게 된 아이들과 번식장에서 구조된 아이들. 하루에도 수많은 동물들이 보호소로 들어온다. 그리고 안락사 대상이 된다. 특히 휴가철에는 유기동물 발생이 급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부족이 있다고 생각한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가족의 의미인데 아직까지 즐거움을 위해 기르는 '애완동물' 수준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려동물'과 '애완동물' 같이 사소한 단어들의 의미 차이부터 짚어 나가며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한다. 그게 내가 사업을 시작하는 이유이다.
아래 사진은 동물자유연대의 2016-2020 유실·유기동물 분석 보고서에 보고된 유기동물의 월별 발생건수이다. 매년 7-8월 휴가철에 건수가 급증하는 것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