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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ㅁㄱㅍㅇ Oct 27. 2024

2024년 2월

일상-생각, 도플갱어, 조류 충돌 방지



포옹은 눈물 없는 긴 상처와의 이별 노래다.(구묘진, <악어노트>, 움직씨)


마침 오늘 읽은 정용준 <소설 만세>에 이별과 작별의 차이점이 나온다. 이별은 '서로 갈리어 떨어짐'이라는 뜻이고, 작별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 또는 그 인사.'라는 뜻이다. 작별에는 인사가 있고, 이별에는 인사가 없다. 그래서 이별은 상처가 된다.(24.02.04. 일상-생각)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나와 똑같은 사람을 봤다. 중년 남자인 그는 내가 창가 쪽에 앉아있는 2인석에 합석했다. 그는 나와 옷차림도 같았고, 한 손엔 핸드폰 혹은 책을 들고 불쾌한 것을 보고 있는 것도 같았고, 검은 골덴 바지 위에 남은 한 손을 쫙 펴고 올려놓은 것까지 같았다. 그는 마치 나와 같이 패딩이 들어간 튀지 않은 색상의 가벼운 자켓을 뻣뻣하게 유지하고 풍성한 머리칼을 대충 쓸어넘긴 채 무색무취의 외향을 관리한다. 다른 점이라곤 나는 조금 더 스타일리시하게 서있다는 것뿐. 나이, 그래, 나이도 다르겠지. 하지만 그 외엔 같다. 그에겐 없어야 할 것이 있고 나에겐 없어도 될 것이 없다는 것만 빼면 모든 게 같은 것이다. 처음 본 도플갱어의 손은 나보다 훨씬 거칠었다.(24.02.07. 도플갱어)



꽃내음을 맡는 것으로 먹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것도 구하지 않고, 빌지 않고, 햇살 맞은 새소리만 들으면 절로 숨이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난 아침에 일어나 북적이는 길을 걸으며 배부르게 햇볕을 먹고 강가에 앉아 물결 소리를 들으며 지워지지 않을 미소를 지을 수 있을 텐데

그렇게 전쟁도, 평화도 없이 살 수 있을 텐데


- 2024년의 첫날, 산책하며(24.02.24. 조류 충돌 방지)



*블로그에 적은 일기를 편집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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