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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노트 Feb 06. 2016

8. 직접 동화책을 만들어보자 (하)

동화창작 DIY Chapter 3. 응용편

동화책 만드는 3가지 방법


원고는 완성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인쇄와 제본이라는 과정이 남아있습니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만들까요?

여기서는 소량 주문제작을 가정하고 크게 3가지 형태로 생각해 봤습니다.  


1. 본인이 직접 컬러 프린트로 출력, 제본하여 책을 만드는 경우

2. 원고를 출판 전문 제본소에 직접 맡기는 경우

3. 포토북 전문회사에서 제공하는 툴을 이용해 책을 만드는 경우


1번의 경우에는 손쉽게 집에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제본 방식에 있어서는 스테이플러를 가운데 박는 중철제본에 한정된다는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일반 동화책과 같은 하드커버 형태로 집에서 직접 만들기는 다소 복잡하고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2번의 경우는 완성된 원고를 제본소에 맡겨 완성하는 경우인데, 소량 출판을 전문으로 하는 인쇄 제본 전문 출판사를 선택하면 동화책과 거의 흡사한 품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량 주문이다 보니 주문수량과 제본 방식, 종이 재질 등에 따라 가격이 올라갈 수 있어요.

 

3번은 사진 등을 엮어 포토북 형태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식인데, 비교적 손쉽고 값싸게 만들 수 있는 반면, 포토북의 특성상 제본이 (아이가 험하게 쓸 만큼) 튼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밖에 굳이 엄마 아빠가 직접 쓰고 그린 이야기가 필요 없는 분들께 적당한 서비스도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이미 만들어진 이야기를 골라 아이의 사진과 이름을 보내거나 웹상에서 제공하는 편집툴로 편집하면, 해당 양식에 맞춰 책을 만들어줍니다. 부모님 입장에선 편리하고, 아이 입장에선 자기 얼굴과 이름이 책에 들어가 있으니 신기하고 책과 친해질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좋을 듯합니다. 포털에 '동화책 만들기'를 치면 적당한 회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일반 동화책과 흡사한 품질을 기대할 수 있는 2번과 3번 위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제본소에서 물어보는 것들...


1. 제본은 어떻게 해드릴까요?


제본은 말 그대로 책의 낱장을 묶는 방식을 뜻합니다. 학교 앞 제본소를 지나다 보면, 링 제본, 중철 제본 등등의 용어를 볼 수 있죠? 그것이 바로 제본 방식입니다. 보통 링 제본은 스프링 연습장처럼 돌돌 말린 링으로 책을 묶은 것이고, 중철제본은 카탈로그나 전단지 한 가운데 스테이플러가 박혀 있는 형태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동화책의 제본은 통상 하드커버 제본(양장제본)으로 만듭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아이들의 안전(책 모서리에 다칠 수 있으니까요)과 경제적 측면을 고려, 얇은 커버지(페이퍼백)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내구성 측면에서 보자면 또 하드커버 나름의 장점도 있으니 선택하기 나름입니다.  


하드커버는 말 그대로 딱딱한 표지를 뜻하는 데, 통상 합판 같은 두꺼운 재질에 인쇄된 종이를 감싸서 만듭니다. 이를 제본소에선 '싸바리'라고도 합니다. 아무래도 사람 손으로 만들어야 하니, 단가가 오르고 제작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하드커버 제본은 표지의 문제이고, 이제 내지를 어떻게 묶느냐를 선택해야 합니다. 통상은 양장제본/하드커버 제본이라 하면, '실제본-실로 묶은 제본'을 포함하는 용어이긴 합니다. 하지만 하드커버로 하되 내지를 풀이나 본드로 붙이는 경우(무선제본)도 있으니, 반드시 구별해서 말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일반 동화책처럼 튼튼한 제본 방식을 원한다면 실제본을 추천합니다.


2. 어떤 종이를 쓸까요?


동화책의 종이는 아트지(유광), 스노우지(무광), 랑데뷰지가 대표적입니다. 아트지는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광택이 나는 재질의 종이입니다. 스노우지는 무광재질이라 차분하고, 랑데뷰지는 광택은 있으되 약간 거친 입자 느낌이 있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줍니다. 사실 종이는 매우 다양한 재질이 나와있지만, 위에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시면 무난할 듯하네요.


종이에 있어 또 한 가지 고려사항은 두께입니다. 집에서 사진 등의 출력을 위해 필름지를 사보신 분이라면, 종이마다 그램(g) 숫자가 붙어있는 걸 기억하실 겁니다. 위에 소개한 종이들도 각기 두께가 다른데, 보통 동화책은 100g - 130g 정도의 내지를 사용하면 무난합니다.  이때, 사이즈가 좀 작은 판형의 동화책을 만든다면 두께가 얇은 종이를, 그보다 좀 크다면 두께가 두꺼운 종이를  사용하셔야겠지요?


사실 종이의 선택부터 잘 알지 못하는 부분들은 제본소의 담당자에게 여쭤보면 적절한 조언을 해주실 거예요.


3. 기타 요청할 사항은?


보통 표지와 원고를 완성한다 할지라도, 책등(제본소에선 '세네카'라고 부릅니다)에 들어갈 책이름 / 저자 이름은 빼놓기 쉽습니다. 그래서 제본 출판사에 맡길 때에는 책등에 책 제목과 / 저자 이름 등 을 넣어달라고 하시면 좋습니다. 그래야 책꽂이에 꽂아놨을 때 '휑~'하니 빈 느낌이 없겠지요?


제본소 의뢰 절차


1. 제본소 고르기


양장제본 소량 주문도 하는 제본소들은 검색창에 쳐보시면 찾을 수 있습니다만, 반드시 전화나 이메일로 1~2권 정도의 동화책 양장제본도 하는지,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비교해서 견적을 뽑아 보시기 바랍니다. 가급적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동화책 제작을 해본 경험이 있는 업체가 안심이 되겠지요?


2. 제본소에 의뢰하기


대개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는 출판 제본소들은 1:1문의, 견적 문의 게시판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이러 저러한 내용으로 동화책을 만들고자 하니, 견적 좀 알려주세요~'라고 문의를 하면 됩니다.

제 경우에는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동화책 견적을 요청하였습니다.


제목 : 동화책 제작 견적요청

다음과 같이 동화책 제작을 의뢰하고자 합니다. 견적 부탁드립니다.

- 책 종류 : 동화책
- 주문 수량 : 1권
- 표지 : 하드커버(싸바리) / 무광
- 내지 제본 : 실제본 (봉제 박음질)
- 내지 : 랑데뷰 130g
- 페이지 수 : 30페이지
- 기타 요청사항 : 책등(세네카)에 책 제목/저자 이름 표기


제본소에서는 이 내용을 보고 대략적인 견적을 내주거나, 혹은 직접 전화를 주시기도 합니다. (제 경우엔 직접 전화를 주셔서, 상세한 협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통상 주문 수량 및 페이지수, 제본 방식 등에 따라서 1권의 제작 가격이 달라지곤 하는데, 하드커버 제본처럼 사람의 수고가 더 많이 들어가야 하는 작업들은 가격이 비싸집니다. (대략 3~5만 원대 정도?)


이제 제본소가 결정되었으면 원고를 넘길 차례입니다. 우리는 앞서서 파워포인트 형태로 원고를 만들었는데, 대개의 제본소에서는 PDF로 변환해서 넘겨주길 원합니다. 폰트 등이 깨지거나 정렬이 흐트러질 수 있고, 재차 검수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파워포인트에서는 간단하게 PDF 저장하기 기능을 이용해 출력이 가능합니다.


3. 완성품 받아보기


PDF로 된 동화책 원고까지 넘기면 대략 일주일 내에 책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아래가 그 결과물입니다.

엄마가 그린 하드커버 표지
아빠가 그린 속표지
아들이 그린 뒷표지 / 실제 동화책처럼 보이기 위해 바코드를 넣었다
깔끔하게 인쇄된 페이지
스마트폰으로 아들이 그린 그림
실로 튼튼하게 제본된 내지


포토북으로 동화책 제작해보기


최근엔  디지털카메라나 휴대폰 카메라가 많이 쓰이면서 사진 이미지를 보내주면, 포토북 형태의 책으로 제작해주는 업체들이 많아졌습니다. 동화책 역시 이미지 위주니까 포토북 형태의 책으로도 만들 수 있겠지요?


포토북 업체들을 활용할 때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종이 재질, 책 크기(판형), 하드커버, 디자인 등이 규격화되어 제공된다.

즉 제본소에 맡길 때처럼 여러 가지를 고민할 필요 없이 포토북 업체 홈페이지에서 마음에 드는 형태를 고르기만 하면 됩니다.


2. 편집툴을 제공한다.

대개 포토북 업체들은 사진을 예쁘게 배치할 수 있도록 편집툴을 제공하는데, 동화책 만들기의 경우 이미 페이지별 디자인이 되어 있다 하더라도 편집툴을 통해 페이지를 직접 배치하고, '미리보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소량 제본 출판의 경우에는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지만, 포토북 업체들은 이미 만들어진 포맷을 사용하므로 대량생산이 가능,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위의 동일한 동화책을 포토북으로 제작했을 때, 비용은 2만 원대)


하지만 포토북 업체는 대개 무선제본(접착제로 페이지를 붙이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하드커버라 하더라도 내구성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페이지 수가 많거나 보다 견고한 제본을 원할 경우엔 따로 요청을 하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편집툴을 통해 개인이 편집을 마치면, 포토북 업체는 양식에 맞춰 찍어서 제작하기 때문에 제본소만큼 세심한 검수과정을 거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제 경우에도 커버 디자인 툴을 다루다가 앞표지와 뒤표지를 반대로 붙이는 실수를 했네요... ^^)


제본소와 포토북 업체에서 각각 동화책을 제작해 본 결과, 가격은 포토북 업체가 내구성과 전반적인 품질은 제본소 쪽이 조금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인상적인 점은 제본소나 포토북 업체 모두 매우 친절하셨다는 점이었습니다. (모두 아이를 키워 본 적 있으신 분들이기 때문일까요? ^^) 이곳에 올린 간단한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동화책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동화책과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택배가 도착하고 아들 녀석에게 책을 건네주었습니다. 받자마자 무척 좋아하네요. 특히 자신이 그린 그림이 어디 있는지를 찾아보고는 그 페이지만 자꾸 읽어봅니다. 또 맨 뒷장에 엄마 아빠 그리고 자신의 사진이 붙어있고 그림작가로 소개된 부분을 무척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조금 더 크면 아들 녀석이 그림을 그리고 직접 쓴 이야기로 책을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훌륭한 창작자요 이야기꾼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잊고 삽니다.


아마도 바쁘고 피곤한 일상, 수치와 비율로 평가되는 자본주의 사회가 주는 피로함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고된 사냥에서 돌아와 동굴벽에 그림을 그린 선사시대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창작'은 여유로운 취미생활이 아닌 인간의 근원적 욕구에 가깝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토끼와 거북이가 지금까지 구전되는 것 역시 우리들이 타고난 이야기꾼임을 증명합니다. 엄마 아빠의 '이야기 들려주는 입'은 과거의 이야기가 시간의 골짜기를 넘어 미래로 흐르게 하는 동력원이 되어주기 때문이며, 우리는 이미 그 의식에 참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이에게 직접 만든 동화를 들려주는 일, 또 동화책을 직접 만들어 보는 과정은... 아이를 위한 것이기 전에 또한 수많은 엄마 아빠 자신을 위한 일입니다. 아이와 엄마 아빠 모두가 '창작자로서의 진짜 본성'을 발견하는 여정과도 같습니다.


자, 이제... 아이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또는 색연필을 손에 쥐고 놀라운 이야기를 만들어보세요.




도서구매 링크 :  

http://naver.me/GG4new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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