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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도 키체인지가 필요하다

《키체인지》(이두헌 저)를 읽고

by 현루
예스 24 출처


얼마 전, 지인이 집에 들렀다.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가 책 한 권을 내밀었다.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키체인지』.


호기심이 생겨 목차와 몇 장을 살짝 읽어보았고,
나는 자연스럽게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내가 먼저 읽어보고, 그다음에 돌려주겠다”라고 말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내용을 메모해 두었다.


얼마 전 탁현민의 『더 뷰티풀』 유튜브 영상에서
저자가 직접 출연한 모습을 보게 되었고,

예전에 메모해 두었던 메모가 문득 떠올랐다.


그 영상을 본 후 글쓰기와 연결 지어 서평으로 정리해 올려본다.



글에도 키체인지가 필요하다

《키체인지》 (이두헌 저)를 읽고

요즘 유난히 같은 자리에서 맴도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새로운 문장을 써도,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도,
어느새 같은 패턴 속에 다시 들어가 버리곤 합니다.

그럴 때면 문득, 음악에서 ‘전조(轉調)’라는 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익숙했던 조(調)를 바꾸는 일.

바로 그것이 이두헌 저자의 《키체인지》가 이야기하는 핵심이었습니다.

책의 부제는 비틀스에서 BTS까지, 초일류의 비밀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그보다 훨씬 넓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변화란 완전히 새로운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같은 길 위에서 다른 음을 내는 일이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이 콕하고 찔렸습니다.
나도 어느새 내 글의 조를 바꾸지 못한 채,
같은 멜로디만 반복하고 있었던 거죠.


삶에도, 글에도 전조가 필요하다


《키체인지》는 음악을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결국 인생을 말하고 있습니다.

비틀스가 록의 문법을 깼던 순간, BTS가 장르의 경계를 넘어 세계의 언어로 노래했던 순간,
그건 단순한 음악적 변화가 아니라 ‘조의 전환’이었습니다.

낡은 틀에서 새로운 감정으로 넘어가는 순간.
삶에서도 그런 때가 있습니다.

모든 게 정체된 듯 보이고,
아무리 해도 더 나아가지 않는 듯 느껴질 때.
그건 실패가 아니라 ‘전조의 신호’입니다.
조금만 시선을 바꾸면,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릴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글이 막히고, 문장이 숨을 못 쉴 때,
사실 그건 ‘키체인지’를 해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주제를 바꾸거나, 문체를 바꾸거나, 혹은 그 글을 쓰고 있는 나의 마음의 톤을 바꿔야 할 때죠.


글의 키를 바꾸면, 감정의 결이 달라진다


음악에서 키를 바꾸면 노래의 높낮이만 달라지는 게 아닙니다.
감정의 색깔이 달라집니다.

같은 멜로디라도 반음만 높아져도 노래는

더 간절해지고, 반대로 낮추면 더 깊고 따뜻해집니다.

글도 그렇습니다.
같은 주제를 쓰더라도 ‘조’를 바꾸면 감정의 결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슬픔”을 쓰는 글이라 해도
“왜 나는 이렇게 힘든 걸까”라는 조에서 쓰면 고통의 노래가 되고,
“이 슬픔도 언젠가 지나가리라”라는 조에서 쓰면 희망의 노래가 됩니다.

문장의 톤을 바꾸는 일, 그것이 바로 글의 키체인지입니다.
결국 글을 바꾸는 건 단어가 아니라 마음의 음정이죠.


작가에게 필요한 용기, 전조의 용기


많은 작가가 자신만의 문체를 갖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 문체가 굳어버리면, 그건 더 이상 생명이 아닙니다.
문체는 살아 있는 생물처럼,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어야 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모든 혁신은 기존의 틀에서 음을 하나 올리는 순간 시작된다.”

그 말이 꼭 음악뿐 아니라 글에도 닿았습니다.


단어를 바꾸고, 한 문장을 들어 올리는 순간, 글의 전체 분위기가 달라지고,
그 변화가 결국 독자의 마음까지 흔듭니다.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문장력이 아니라,
‘조를 바꿀 줄 아는 감각’입니다.

지금 이 글이 너무 무겁다면, 톤을 가볍게 바꾸고,
너무 평면적이라면 감정을 한 계단 더 끌어올리면 됩니다. 그렇게 한 번의 전조를 통해 글은 다시 살아납니다.


키체인 지는 삶의 리듬을 바꾸는 기술


이두헌 저자는 음악의 세계에서 말하지만,
그 철학은 삶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삶이 벽에 부딪힐 때, 사람들은 대개 더 큰 노력을 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는 말합니다.

힘으로 뚫기보다, 조를 바꾸라.”

이 말이 참 좋았습니다.
삶을 밀어붙이기보다, 방향을 살짝 틀라는 말.
그건 도망이 아니라 전조의 지혜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이 문장은 왜 이렇게 무겁지?’ 싶은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억지로 더 길게 쓰지 말고, 문장의 키를 바꾸면 됩니다.

“나는 아팠다.”에서
“나는 그때 조금 아팠다.”로,

“그 아픔이 나를 무너뜨렸다.”에서
“그 아픔이 나를 다르게 만들었다.”로.

단 한 음만 올렸을 뿐인데, 글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나의 마음이 바뀝니다.



글을 바꾸면, 나를 바꾸게 된다


결국 글의 키체인지는 작가 자신을 변화시키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문장을 쓰기 위해선
새로운 마음이 먼저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키체인지》는 글을 쓰는 모든 사람에게도 유효한 책입니다.
문장을 바꾸는 연습은 결국 자신을 새로 조율하는 연습이기 때문입니다.

글이 막힐 때,
“왜 안 써질까”를 묻는 대신
“이제 조를 바꿀 때인가?”를 물어보면 됩니다.

그 한 번의 전환이 글을 살리고, 마음을 살립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책을 덮고 나니, 마음 한켠이 조용히 울렸습니다.

비틀스도, BTS도 결국 같은 음악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자신들의 ‘키’를

바꿔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생명력의 비결이었죠.

그리고 문득 깨달았습니다.
글도 마찬가지라는 걸요.

한 번의 전조가, 한 문장의 전환이,
작가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두헌 저자는 음악으로 그것을 말했지만,
나는 글로 그 말을 옮기고 싶습니다.



“글에도 키체인지가 필요하다.”



그것은 글을 더 멋지게 만들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삶을 다시 숨 쉬게 만드는 마음의 전환입니다.

오늘도 글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
이 한 문장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조를 바꿔보세요.
그 순간, 멜로디가 달라집니다.”


글에도 키체인지 문장 10가지



1. 글도 음악처럼, 단 한 번의 조 전환으로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익숙한 문장만 반복하다 보면, 글의 멜로디는 점점 무뎌집니다.


3. 키체인지는 문장의 기술이 아니라, 마음의 음정을 바꾸는 일입니다.


4. 한 문장의 톤을 바꾸는 순간, 글 전체의 감정이 살아납니다.


5. 슬픔을 쓰되, 조를 바꾸면 그것은 희망의 노래가 되기도 합니다.


6. 완벽한 문장보다, 조를 바꿀 줄 아는 감각이 글을 살립니다.


7. 삶이 막힐 때, 억지로 밀기보다 한 번의 전조가 필요합니다.


8. 글을 바꾸는 연습은 곧 자신을 새롭게 조율하는 연습입니다.


9. 문장이 막힐 때 “조를 바꿀 때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10. 오늘도 글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 “조를 바꿔보세요. 그 순간, 멜로디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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