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2/2024
안녕? 한국은 벌써 화요일이겠네. 나는 이제야 긴 주말이 끝나고 내일 출근을 한다. 월요일인 오늘이 Labor Day여서 공휴일이었거든. 이번엔 하루를 더 쉬었는데도 언제나 그렇듯이 주말은 순삭이었다. 평일에 못한 자잘한 집안일들 하다 보면 3일도 길게 느껴지진 않는데 매주 4일만 일했으면 좋겠다. 그치?
오늘은 드디어 이사 온 집에 내 방에 책상을 놓고 정리를 좀 했어! 내 집에 내 방이 있는 건 이번이 처음이야! 6월 말에 이 집에 이사를 오면서 내 방이 생겨서 신났었는데, 글쎄 집 공사를 하던 사람들 중 누군가가 내 방 옆에 있는 화장실 변기를 엄청나게 많은 물티슈로 막히게 해 놓고 막힌 변기를 고치러 온 사람은 또 고치다가 하수구 물이 다 역류하게 만들어서 집 현관이랑 내 방까지 물이 다 넘치게 해 버린 거 있지... 억울하고 화가 나고 스트레스받는 시간들을 보내다가 이제야 드디어 얼추 정리가 되고 다시 방 정리를 하게 된 거야. 사실, 문제가 생겼던 화장실은 아직도 다 안 고쳐졌어. 물에 젖은 바닥 쪽 벽을 일부 떼어냈는데 그걸 다시 복구하고 변기랑 세면대도 다시 붙여야 돼. 미국에서 이런 작업을 하려면 정말 세월아 네월아 해야 되더라고. 한국에 있는 엄마랑 전화하면 매번 집 공사 작업 상태를 물어보시는데 그럼 나는 항상 "아직이야~" 하고 있는 중이야. 몇 개월째.ㅎㅎ 비싸기도 엄청 비싸고 작업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스케줄 잡는데 오래 걸리고... 그래서 이제는 웬만하면 그냥 남편이랑 둘이서 알아서 해보려고 하는 중이야. 안방에 옷장 시스템을 우리가 벽에 설치해보려고 하는데, 잘할 수 있을지... 어제 홈디포에 가서 톱도 사 왔어. 사실 남편이 톱 고르는 동안 나는 이런 거 보고 있었어.
이게 뒤에 레버가 달려 있는데 그걸 손으로 막 빙글빙글 돌리면 전기가 충전되는 방식이래. 손전등도 되고 라디오도 나오고 핸드폰도 충전할 수 있는 거야. 엄청 신기하지! 미국은 다양한 이유로 정전이 잘 되거든? 그래서 한번 사 봤어! 그리고 워싱턴주는 지진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라디오가 필요한 재난 상황이 혹시나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 나는 J여서 이런 거 보면 다양한 재난 상황에 이런 걸 쓰는 상상을 하게 돼. 그래서 살 수밖에 없었지... 20불이었어!
그리고 튤립 씨도 샀어! 튤립 씨는 처음 보는데 저렇게 작은 양파처럼 동그랗고 갈색 껍질이 있어! 튤립은 봄에 피는데 가을에 미리 심어 두는 거래. 9월에서 12월 사이에.
언젠가 어떤 책에서 땅 속의 계절은 땅 위의 계절이랑 다르다는 걸 읽어서 되게 신기했었는데. 봄을 훨씬 일찍 준비한댔나? 그런 내용이었어. 그래서 씨앗도 훨씬 빨리 심어둬야 한다고. 튤립도 그런 거려나? 무튼 집 앞에 몇 개 심어두려고. 내년 봄에 기대할게 하나 생겼네.
근데 이제 씻고 자러 가야겠다. 내일 출근해야 돼서... 하하. 사진 하나만 더 보여주고 갈게! 일요일에 다녀온 파머스 마켓에서 본 알록달록한 버섯이야! 한 박스에 10불. 지금은 우리 집 냉장고에 있지.
아 맞다! 전에 코스트코에서 사 온 볶음밥 맛있더라! 오늘 저녁에 해 먹었어. 피자 치즈 녹여서. 이렇게 간단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게 너무 좋은 거 같아. 혹시 간단한 레시피 있으면 추천 좀 해 줘. 같이 공유하자.ㅎㅎ
그럼 오늘은 진짜 이만 줄일게. 담에 또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