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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또 다른, `나`로 살아갈 오늘.

by 온오프


이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나는 그저 ‘하루를 살아내는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처음부터 완벽한 브런치북이 되리라는 기대도 없었다.

어떤 날에는 오래 그리워해온 마음을 적어두었고,

어떤 날에는 아이가 건넨 어여쁜 한마디를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재빨리 기록해 두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한 글이 아니라,

그 순간 내가 느낀 감정들,

그날의 나에게 가장 솔직했던 문장들,

그저 내가 쓰고 싶었던 글들을 담아왔다.

돌아보니 내가 써 내려간 글들은 결국

모두 나에 대한 작은 위로로 남았다.

사람은 단지 살아가는 ‘오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살아낸 날들 속에는 죽어버린 감정들도 있고,

끝까지 붙잡아야 했던 마음도 있고,

사라질까 봐 두려워 손끝으로 꼭 눌러 적어둔 기억들도 있었다.

살아 있음과 사라짐, 시작과 끝, 빛과 그림자…

그 모든 것이 나라는 한 사람 안에 공존하고 있다는 걸

어쩌면 이제서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 편에서

<나로 죽은 오늘>을 남기게 되었다.



이 글들은 완벽하지도, 근사하지도 않다.

다만 지나온 시간에 대한 작은 예의이자,

“그럼에도 나는 살아냈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나만의 방식이었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여러 번 부서졌고, 여러 번 다시 태어났다.

언젠가 먼 훗날 이 기록들이

내가 걸어온 길을 증명하는 작은 빛이 되기를,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 어디쯤에

작지만 따뜻한 온도로 남기를 바란다.


내가 털어놓은 마음의 조각들이
당신의 하루에 닿아
아주 작은 위로라도 되었다면,
그것만으로 이 연재는 충분하다.


부디,
당신의 오늘이 무사하기를.
그리고 끝끝내 살아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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