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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o Doh Aug 12. 2024

나의 조카, 브랜든에게

" 여전히 하늘의 별들이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을 새벽녘 어느 날 문득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거든 놀라지 말고 가만히 열어보렴.

아주 먼 거리로부터 도착한 너의 친구가 기다리고 있을 거란다.  


 혼자 있을 너에게 하루를 온갖 것으로 가득히 채워줄 거야. 기다란 코는 세상에서 가장 신나고 즐거운 무지개 놀이터가 되어 줄 거고, 높고 거대한 등은 올라타는 순간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나만 알고 싶은 곳으로 언제든지 데려다줄 테니까.

어때, 이만하면 더 이상 놀라지 않고 양팔을 크게 벌려 지쳐있을 친구에게 꼭 안아줄 수 있겠지?  


 우정의 징표로 작은 꽃리스를 선물로 건네줄 거야. 너의 방문 앞에 꼭 걸어두렴, 영원히."



 P.S  너무 서둘러 보내는 바람에 잊어버린 게 있어. 밤에 덮고 잘 수 있는 따뜻한 담요와 베개를 만들어 줄 수 있겠니?

아주 무더운 여름인 뉴질랜드에서 지낸 친구라서 추운 겨울인 뉴욕에선 지독한 감기에 걸릴지 모르거든.

그리고 먹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뭐든 해치우니까 꼭 조심하렴. 어쩌면 어느 날엔가 네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레고도 없어질지 모른단다.


친구와 어떻게 지내는지 가끔 소식도 전해주렴.




 네가 태어난 지 3650일 동안 한 번도 손끝하나 닿지 못한 너무나 보고 싶은, 그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나의 조카 브랜든에게.




 일러스트

Eunjoo D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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