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슴푸레한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이른 새벽녘 작은 동네엔 온통 달콤한 설탕냄새, 고소한 버터냄새, 오븐에서 갓 구워내는 따뜻한 빵냄새가 하늘 높이 진동을 하며 퍼집니다. 가지 끝에 머문 한 마리 새는 그 냄새에 포로가 되어 꼼짝을 못 합니다.
여전히 동이 트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회색빛 거리에 노란빛으로 가득 찬 작은 창문 하나가 보입니다. 이층에서 따뜻하게 비추는 조명은 혹시 생 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가로등일까요, 많은 사람들에게 평안과 행복, 희망의 불을 켜던 참 아름다운 일을 하는 사람처럼 말이죠.
그곳의 두 젊은 부부는 이른 새벽마다 언제나 같은 시각에 작고 온화한 노란색 불을 켭니다. 춥고 어두운 거리에 마음속 깊이 따뜻해지는 그런 불빛을요.
일러스트
Eunjoo D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