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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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5일, 어린이날이 100주년을 맞이했다.
이미, 어린이라는 나이에 벗어나 직장인 청년인 된 나는 어린이날은 그저 공휴일이지만 잠깐 나온 시내에서
어린이날을 맞이한 어린이들이 활기를 띄우고 있었다. 9만 밖에 안 되는 여기에서 흔하지 않은 광경이었다.
지나가는 어린이들이 웃고 있는 모습들을 보니 기분이 저절로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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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이날은 어땠을까? 정확히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놀이공원에 가서 가족들과 돗자리를 펴고 유부초밥과 치킨을 먹었던 것 같다. 중고등학생 때는 동아리에서 하는 어린이날 행사 부스에 참여하여 페이스페인팅도 직접 했던 기억이 난다. 손이 떨렸지만 그때의 나도 어렸지만, 나보다 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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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지금과 달리 노 키즈존이라는 말이 없었다. 식당에 가면 뛰어놀 수 있는 풀장이 있었다. 아파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파트에 갈라진 아스팔트 선을 기준으로 동네 친구들과 피구를 하고 모기약을 뿌리는 오토바이가 와서 뛰어갈 때도 혼난 적이 없었다. 동네 어르신 중에서 우리가 인사하면 타던 자전거에 내리시고 허허 웃으시면서 알사탕을 가득 주시던 분이 계셨다. 이제는 볼 수 없지만 그때 본 인자한 미소는 내 어린 시절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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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행복한 시절은 짧게만 느껴졌다. 새로운 아파트가 짓어지고 내 키가 커질수록 동네 친구들은 하나둘씩 이사를 갔다. 살고 있는 아파트에 있던 큰 잔디밭도 주차장으로 변해 거기에서 뛰어놀 수 없었다. 이제 공놀이 금지라는 표지판이 생겨 해가 지기 전에 공을 가지고 장난치던 모습들이 사라졌다. 놀이터도 그네가 사리지고 미끄럼틀이 사라졌다. 소꿉놀이와 물귀신 놀이를 하던 그 추억들이 어느 순간부터 내 눈앞에 사라졌다. 어린 시절은 추억은 바뀌어가는 풍경처럼, 높아지는 건물들처럼 빠르게 사라지고 새로운 것들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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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의 어린 시절 사진과 기억에서는 그때의 추억을 고스란히 남겨두고 있다.
어린이날이라는 하루뿐만 아니라 모든 어린이들이 나처럼 추억이라는 소중한 씨앗을 하나씩을 가지면 자라 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