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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Feb 22. 2023

곁에 있다는 것 -책 리뷰

가까이서 보면 가장자리도 빛나고있어


<곁에 있다는 것>


학창시절이 지나고 거의 6년만에 쓰게 되는 독후감이다. 책 리뷰보다 내가 느낀 생각들을 쓰고자한다. 읽고나서 생각을 써보는 것은 엄청 좋은 일이니까.  과거의 나는 소심하고 말수가 적어서 책이 친구였다.그래서 책과 가까이 지내는 시간들이 많았다. 별명은 자연스럽게 책벌레가 되었다. e-독서친구에 수상도 2번이나 해서 교장선생님이 이름하고 얼굴도 외울정도였다. 중고등학생 올라와서는 성적이 어중간하고 눈에 띄는 편이 아니였다. 아무리 성실히 잘해도 선생님들은 눈길이 닿지 않는 아이였다. 그 중에서 <괭이부리말아이들>을 좋아했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곁에 있다는 것> 김중미 작가님이 괭이부리말아이들을 쓰시고 20년 이후의 이야기이다.


열아홉 살 지우, 강이, 여울이의 시점과 등장했던 인물들이 함께 하는 시점으로 보여준다. 책을 읽기 전에 괭이부리말 아이들 배경이 된 마을을 찾아가고 싶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여기에 가고싶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잘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그저 내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방문해야겠다는 마음이 든 게 부끄럽기도했다.


현실에 부딪혀 하고 싶은 꿈이 아닌 공무원을 선택하고 더 나아가 보이지 않는 노동자의 투쟁에 대해서 볼 수 있었다. 한 부모 가족부터 보호종료아동의 삶까지 사회 어딘가에 숨겨진 누군가의 삶을 보여주었다. 책 어떤 부분에 대한 생각을 전부 쓰고싶은 마음이 있지만, 공감을 제일 많이 한 부분에 대해서 쓰고자 한다.



1. 가난에 대해서이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곳이 지방 소도시라서 그나만 돈이 어느정도 있으면 살 수 있다. 가난이라는 기준은 상대적이지만 나는 친구를 집에 부모님 허락을 받고 초대한 적이 없다. 몰래 데려온 적은 있지만, 부모님 허락을 받을 수 없었다. 학창시절에 친구들이 몇 평에 사는지 이야기하는데 끼어들 수가 없었다. 우리집은 13평. 다섯 식구가 살기에 너무 작은 집이다. 이 집에서 나는 20살 중반이 되어서도 살고있다. 


초등학교때는 학원을 다니다가 학원비가 밀려 등하교를 도와주던 원장선생님의 어머니께서 13살,12살인 나와 동생을 보고 '너네가 돈 벌어서 갚아' 라는 말을 하고 사라졌다. 뭐, 흔한 일이었다. 급식비가 밀려 교무실에 불려가고 선생님이 무상급식과 무상우유 신청해주는 일이 흔했다. 


책에서 나온 영민이처럼 나도 국가장학금 근로생이 되어서 버텼다. 근로생이 되기 전까지는 학회비도 내지 못했고 엠티를 갈 돈도 없었다. 그마저도 나중에 돈이 필요할 때가 생길까봐 적금을 하고 쓰지도 않았다. 이들의 삶보다 '너는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고 지금 나의 가난도 누군가에게 부러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슬프다.


책의 배경인 은강에서 빈민체험관을 추진할 계획을 세운다. 은강에 사는 주민들이 이를 반대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민들이 사는 터전을 누군가에게 체험요소가 된다는 게 화난다고 말한다. 이 부분에서 내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괭이마을을 가자는 생각도 어쩌면 '체험'을 위해서라고 0.001%는 했던 것 같으니까. 그들에게 있어서 '집'이라는 사실을 잊고있었다. 



가난(빈곤)포르노라는 말이 있다. 전공시간에 처음으로 접한 단어였다. 티비를 보면 너무 마른 아이, 파리가 몸에서 맴도는 모습들을 자극적으로 보여줘서 후원을 유도한다. 빈민체험관도 비슷하지 않을까. 어떤 한 부분에 초점을 두어 자극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핑계를 주고서 당사자의 삶이 일반화될 수 있다. 스스로 반성하고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겠다.



2. 여울이의 엄마


여울이와 여울이 엄마의 대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엄마를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이 대신해주기를 원하고 자식에서 받고자 하는 마음.


국가근로를 시작하고 내게 돈이 생기니 엄마의 요구사항은 많아졌다. 꽃 선물을 받고싶다. 옷을 사고싶다. 이 음식이 먹고싶다. 


누군가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보면서 '저 사람 큰 꽃 받았더라 나도 받고싶다', ' 저 사람 옷이 참 예뻐. 나도 가지고싶어' 라면서 우리 옆에서 말하신다. 처음에는 엄마한테 효도를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해줬지만 엄마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지치기는 했다. 엄마가 이루지 못한 것을 우리가 대신 해결해주기를 원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진다. 엄마도 이제 엄마의 삶과 목표를 찾아가면 좋을텐데, 어렵겠지. 지금 내 나이에 엄마는 네 아이의 엄마부터 되었으니까.



책을 읽으면서 울컥한 부분이 많았다. 현실에서 공감되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에 무심코 건네주는 따뜻함이 마음을 울렸다. 지우와 여울이의 대화는 더 그랬다. 여울이는 자신과 다른 지우가 싫다면서 툴툴 거렸지만 한 편으로 동경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으니까. 지우의 별에 대한 대사도 너무 좋았다. 


"별은 정면으로 볼 때보다 곁눈질로 볼 때 더 반짝인다. 이렇게 별 하나 골라서 똑바로 보다가 곁눈질을 해 봐. 그럼 별이 정면으로 볼 때보다 더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여"


"사람들은 주변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잖아.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거지. 눈길의 가장자리가 더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듯이, 우리처럼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더 잘 보고 더 빛날 수 있잖아"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나의 삶도 가장자리에서 빛나보이겠지.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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