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겁쟁이입니다.
불안이 많고 겁이 많은 사람. 그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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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부터 생리불순이 심했다. 늦게서라도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서 2020년에 처음으로 산부인과를 가게 되었다. 초음파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초음파 후기를 검색해 봤다. '처음 겪는 고통' , '너무 아프다' 며칠 동안 고민이 많았다. 진짜 많이 아프면 어떻게 하지. 그냥 하지 말까? 전날밤까지도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두려움을 이겨내고 초음파를 받았다. 어, 생각보다 괜찮네? 아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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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직도 놀리는 사건이 있다. 중학생 1학년때 엉덩이 주사가 무서워서 발버둥 쳐서 간호사의 손에 상처를 낸 사건이다. 10년이나 훨씬 지냈는데도 여전히 놀리신다. 물론, 아직도 주사가 무섭지만 내게 큰 두려움 존재는 아니다. 아프다는 주사도 맞았지만 눈을 딱 감고 잠깐의 고통이 지나면 괜찮았다. 그때 그렇게 발버둥 쳤던 어린 시절은 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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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픔에서 오는 불안과 또 다른 불안도 내게 있다. 고등학교 때는 그나만 건너던 돌다리를 성인 돼서는 다리가 떨리고 주저앉고 싶어졌다. 원래 무서워했지만 이제 내 선택으로 건너지 않아도 되는 다리이기에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쪽으로 선택했었다. 잘못 헛디뎌서 넘어지면 어떡하지? 무서웠다. 그래도 천천히 혼자 건너면 어느새 나는 돌다리를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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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내가 해결하지 못한 두려움이 있다면 내리막길과 운전면허이다. 내리막길은 왜 무서워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넘어진 적이 있었지만 크게 다친 적은 없었다. 내리막길도 돌다리와 마찬가지로 내 페이스로 천천히 내려오면 된다. 운전면허. 두 번이나 시도했지만 두 번 다 엉엉 울면서 그만뒀다. 시험을 봐야 하는 부담감, 내가 모는 차량이 나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내 감정을 몰아세웠다. 이게 불안일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로 남아있다. 가끔은 운전 잘하는 사람이 너무 부럽지만, 아직은 운전대를 잡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괜찮다. 뚜벅이로 사는 삶도 내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주변사람들을 불편하다고 면허를 따라고 강요한다. 제발, 제가 알아서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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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겁이 많은 나는 있는 그대로 살라는 말보다 조용히 지켜봐 주기를 바란다. '왜 이렇게 빨리 못해', '그게 무서워?'라는 말보다 내가 망설일 때, 30초 동안 손을 내밀어주면 된다. 아니면 그저 뒤에서 모르게 응원해 주면 된다. 이렇게 불안과 겁이 많아도 오늘을 여전히 살아가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