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사장님! 항상 두번을 부른다.
한껏 목소리 톤을 올려 반가운 척을 한다.
나는 그게 더 싫다.
조용히 앉아있던 카페안 손님들의 눈치를 살핀다.
정적을 깨고 오후가 접어들면 꾀죄죄한 몰골로 경망스런 톤의 목소리로 카페를 찾아온다.
거의 매일 그렇게 들어와 그냥 본인의 관심사를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는다.
사장님 사장님 오늘은 저기 아파트 공사 하는데 공그리 치나봐요.레미콘이 엄청 많아요.
완전 바빠 보이는데 제가 가서 물어 봐야겠어요.
사장님 사장님 오늘은 제가 관리 사무소에 민원을 얘기하고 왔어요.저기 버스정류장 가는길이 너무 어둡잖아요.늘 느꼈거든요.어떻게 이렇게 어둡지 사장님도 이용하실수도 있잖아요.그래서 관리사무소에 제가 막 얘기했더니 해준데요.저 잘했죠?
쫑알 쫑알 주절주절 매일 뭐가 그렇게 즐겁고 신나는 일이 많은지 그렇게 나름 새소식을 가지고 방문을 한다. 그런데 나는 올때가 되면 두렵다.손님이 많을때 올까봐 걱정되고 가끔 기분이 좋지 않을때나 바쁠때는 그런 얘기들을 들어 주는게 힘들어서 싫다.
바보같이 남이 어떤 상황이든 가리지 않고 떠들어 데는 모습이 너무 답답 하다.
빨리 가지도 않고 떠들어서 대꾸도 잘 해주지 않았는데 그런 푼수같은 50대 아줌마가 남편과 옆집 사장님은 재미있나보다.
얘기를 다 들어주고 대꾸를 해주고 질문을 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1년이 지나고 2년째 접어든다.
나는 보기만 해도 살짝 짜증이 나는데 남편은 카페앞 까지 나가서 지나가는 이 아줌마에게 말을 걸고 친분을 쌓는다.좋게 이야기 하면 그냥 친분을 만드는 거지만 이 사람은 사태 파악이 남들처럼 잘되는 사람이 아니라서 선넘는 행동도 잘한다.
오늘은 커피를 앉아서 마시고 가야겠어요. 하고 착석을 하면 먼저 주변을 둘러보다 다른 손님들에게 말을 건다.
학생 몇학년이야?3학년? 이제 수능 치겠네..힘들겠다...그러면 학생들은 불편해 하며 자리를 뜨거나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
안녕하세요?선생님이세요?어머머 선생님을 만나다니 너무 영광이네요.무슨 과목이세요?전 옛날에 과학을 너무 싫어 했는데..홍홍홍
이런식이다.중요한건 상대편의 감정과 상태를 전혀 읽지 못하는 것같다는게 문제이다.
상대는 깜짝놀라거나 꺼려 하는데 전혀 거리낌 없이 질문들을 쏟아 붓고 이야기를 한다.
그게 도가 좀 지나치길래 예전에 정색하고 말을 했었다.카페 손님들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걸지 말아 달라고 좀 자제해 달라고..
여기는 학교 앞이라 선생님들이 휴식차 많이들 들르신다.조용히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차 한잔에 휴식을 하다가 가시곤 한다.
그런데 몰골도 엉망인 동네 아줌마가 머리도 제대로 빗지않고 당뇨 합병증으로 이빨도 다 빠지고 망막증으로 잘 보이지 않아 눈도 찌푸린채 험상궂은 얼굴로 말을 거니 처음 보는 사람들은 뒤걸음질 치기 마련이다.
제발 부탁이니 카페안 다른손님들에게 말 걸지 말아 주세요제발 부탁드릴게요.
그래서 많이 나아진게 사장님!아 말걸지 말라고 하셨죠.네 네!하면서 나에게 물어본다.움찔움찔 눈치를 주지 않으면 지금도 종종 말을 건다.그러면 내가 손짓을 하거나 심하면 저지 하기위해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하지만 예전보다 조금 나아진 거다. 처음엔 남편과 이런 문제들로 많이도 다퉜다.할아버지 한분과 이 아줌마 때문에 ...
남편은 그냥 뭐든지 다 받아주는 성격 나는 선넘는 행동 이나 카페 안 다른손님에게 피해가 가는 행동을 하는 경우는 그 손님을 포기하더라도 저지 해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 하는 성격이라 아닌건 아니다.규칙은 지켜야 하고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는 개념 차이로 인해 이혼 소리가 오고 갈만큼 싸웠다.어르신들이 예전 동네 다방 쯤으로 생각하고 무례하고 선넘는 농담이나 서비스를 요구하면 너무 화가 나는데 남편은 들어줘도 되지않느냐는 식이다.
셀프인 카페에 서빙을 요구하고 계산을 앉아서 하고 그것까지 이해를 했지만 버젓이 테이블에 놓여진 음료를 일어서서는 남아 있으니 가져간다고 자기손에 집어 달라고 지시하고 택시를 불러 달라고 하길래 이건 아니다.했더니 남편은 해줄수 있지 돈드는 것도 아닌데 ...그랬다. 나는 도저히 이해 할수가 없는 지시와 부려먹는 듯한 느낌에 화가 나는데 심한 농담에 수치심 까지 느껴지는데 남편은 너는 장사 하는 사람이 그러것 까지 다 챙기고 어떻게 장사를 하려 하냐고 오히려 나에게 핀잔이었다.
그래서 지친 나는 남편에게 카페를 맡기고 다른 직장을 구해 1년정도 일을 하고 돌아왔다.
그 사이 골치아픈 손님들은 제법 정리가 되고 남은 사람이 어르신 한분과 저 아줌마 한명이다.
어르신은 대충 눈치를 채셨는지 예전같은 농담도 많이 줄이시고 예전만큼 오래앉아 괴롭히려 하지는 않으신다.더 골치 아프던 분들은 내가 없는동안 서서히 사라지셨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아줌마가 그 사이 자기세상을 만난듯 카페에 죽순이가 되어있었다.
난데없이 공부를 하겠다고 책을사서 카페에 3시간4시간씩 앉아 남편과 문제를 주고 받으며 떠들기를 할 정도로 아주 신이나 매일 출근을 하다시피 하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날 아침 8시도 되지않은 아침에 출근길 운전중인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고 한다.
자기 너무 아프다고 택시 좀 불러 달라고..
아니 출근길 운전중에 그 전화를 받은 남편에게도 화가나고 도데체 어떻게 생각을 하길래 이런 전화를 이 시간에 할 수 있는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세상에 어떤 사람이 카페 주인에게 자기 아프다고 전화를 걸어 택시를 불러 달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시트콤도 아니고 이건 뭐
가족에게 해야 할일을 가족도 골치아파 버린 사람인데 이걸 왜 나의 남편이 해줘야 한다는 말인건지...측은지심에 뭐 해줄수 있지 라고 분명히 남편은 말했다.하지만 이 상황은 이상황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결과라서 더 걱정이 되었다.이데로는 안되겠다. 이건 아니다.
운전중이라 택시를 불러주지 못한 남편은 카페에 도착하자 마자 다시 이 아줌마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하지만 3번4번 전화를 받지 않아서 걱정을 했을거다.그런데 한참뒤 통화가 되어 이제 괜찮아 졌다고 하면서 멀쩡히 카페에 와서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기가찼다.
며칠이 지나고 얘기를 해야겠다 맘을 먹고 공부를 한다고 찾아온 아줌마에게 차를 내어주고 한참뒤 말을 건넸다.
그날 아프셨다는 날 왜 우리 남편한테 전화 하셨어요?택시 불러 달라고..
당황하며 아무말도 못한다.조잘조잘 떠들어야 하는데 당황 하는게 더 기분 나쁘다.다른 뜻이 있었던것 같아서..
아니 그렇잖아요.그렇게 급하면 119라고 말하려는데 본인입으로 말한다 맞아요 119에..제가 소화가 안되서 자꾸 토하고 그러다 정신이 없어서... .
그래서 내가 다시 살짝 흥분한 어투로 119에 걸었어야 하는 거잖아요.그게 아니면 택시를 불러서 타고 갈 정도면 직접 부르시던가요
했더니 제가 그 카카오택시 그런걸 할 줄 몰라서요
그걸 왜 못하는데요?초등학생도 하는걸 핸드폰으로 인터넷 검색해서 최저가 물건 찾고 뉴스 찾아서 보시고 다 하시잖아요.근데 그것만 못한다는게 말이 안되죠.그리고 길가는 사람을 잡고 물어 보세요.아프고 급한데 카페 주인에게 전화걸어서 택시 불러 달라고 하는게 맞는지...그것도 아침 8시도 안된 시간에 운전중인 사람에게 그런 전화를 거는게 맞다고 생각 하세요? 운전중에는 저도 전화 안해요.아무리 급해도..그리고 늘 몸이 많이 않좋다고 하시니 그런줄 알지만 소화안되서 토하고 그런일은 다른사람들에게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에요. 하지만 그때마다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해서 이런 부탁을 하지는 않아요.저도 저혼자 해결해요. 하니
아 그럼 담부터 출근시간에 전화 안할께요.몰랐어요.카페 계신줄 알고..라고 한다.
출근중에 전화를 안하는게 아니라 그런일로 전화 하는게 맞지 않다는 거예요 제 말은 그리고 그렇게 급할때 전화를 할 만큼 그런 사이가 아니잖아요.동네사시는 단골 여자 손님이 카페 남자 주인에게 시킬 일은 아니잖아요.
저희가 그런일 까지 해드려야 하나요?
저 며칠을 생각했어요.이게 맞는건가 아닌가?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해서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 해도 이건 좀 선넘은 행동 같아서요.앞으로는 부탁드릴게요 전화 통화는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아 그럼 여사장님에게 할게요.
아니요 저 에게도 전화는 하지 마셨으면 해요.저도 그런일 해드리는 사람이 아니잖아요.하니
원래 편의점 사장님이 해주시는데 출근을 안하셔서..라고 한다.
그렇다 옆집 편의점 사장님은 이것저것 다 해준다.선이 넘든 안넘든 할머니들 떡주문도 대신 받아서 자기차로 방앗간에 들렀다 오는 심부름 까지 한다.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지만 옆집 사장님은 사장님의 생각대로 살아 가시는 거고 내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니 그냥 듣고 흘렸는데 남편은 그런 옆집과 자꾸 비교를 하며 비슷하게라도 해야 한다는 것처럼 말을 한다.
옆집 사장님이 하시는 일까지 제가 참견할일은 아니구요.그분은 어떤 생각으로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지만 그 분의 일에 제가 간섭하는건 오지랖이니 관여 하지 않아요.저는 제 입장을 말씀 드리고 부탁드리고 싶은거예요.급하실땐 전화걸어서 부르는 택시도 있고 핸드폰에 앱 깔아서 해보세요.라고 했더니 전화거는 택시는 잘 안와서 카카오 하니까 잘 오길래 부탁드린거라고 한다.그럼 앱을 깔아라 나는 일년에 택시 한두번도 안타는데 그렇게 자주 이용 하시면 직접 깔아서 해야지 그걸 왜 이사람 저사람 부탁하고 하는사이 급할때는 직접 하는게 빠르다.하니 카카오톡을 안해서 그게 안된다 하길래 안해도 된다.그럼 가르쳐 달라길래 핸드폰 줘봐라 하니 안될꺼라고 하길래 됩니다.하고 이렇게 계정을 만들고 이메일 주소를 넣으면 그거랑 상관없이 이렇게 된다고 하니..또 옆에서 해킹 당할까봐 하면서 중얼거린다.
아니 그럼 다른사람은 해킹 당해도 되고 본인은 해킹 당할까봐 여태 이런거 안썼다는 말이냐고 물었다.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하시라..이러면 된다 했더니 감사해요 아무도 안가르쳐줘서...그건 핑계다.그냥 하는말...혼자 좀 해보는 척 하더니 한참 후에 사장님
사장님 질문 있어요.여기있는 프리미엄 뭐 이건 어떻게 하는거예요?쓸데없는 질문이다.기분을 살피려고 하는건지 ....정말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걸 새삼 또 느끼게 해 주었다.
도데체가 지능이 떨어지는건지 몸만 아픈건지..헷갈렸었는데 아마도 지능도 조금 떨어지는게 맞는것 같다.참 어렵다.
남편은 분명히 너무한다.심하다 생각 할거다.알고있다...
이틀정도 소식이 없던 아줌마는 다시 칠레레 팔레레 나타났다.
그리고는 버젓이 외상을 요구한다.
이사람이 일부러 이러나 내가 열받기를 바라는 건가?모자란줄 알았더니 지능적으로 사람을 열받게 하는건가?하는 찰나
남편은 자연스럽게 외상을 받아준다.
아니 무슨 외상을?돈 안주면 말해라 그랬더니
나없을때 그랬단다 이래서 했고 어쩌고 하면서 중얼 거리는 남편이 이해가 가질 않는데 거기다 화를 낸다.
외상 할 수도 있지 뭐 그런걸 가지고 그러느냐고...
돈 안줄까봐 그러냐? 그걸 못 받을까봐 그러냐?그냥 장사하는 사람이 그냥 팔면 되는거지 하며 소린친다.나는 돈을 받고 팔고 장사를 하는것도 중요하지만 한개팔고 더큰 문제가 만들어 지는게 더 싫고 그럴일이라면 안팔아도 좋으니 하지 않고 싶은거다.외상이 쌓이면 시간이 지나 서로 기억도 헷갈리게 되고 그러면 트러블이 생기고 그런걸로 골머리 앓는게 싫다.그런 일들로 사람미워해서 죄짓고 싶지도 않다.그러면 또 똑같이 사이는 좋아질 수 없는건 마찬가지다.
정해진 규정이 있는데 왜 자꾸 그런걸 어길려고 하는가 말이다. 카페 음료라는게 급한 것도 아니고 돈을 안가져왔으면 가지고 와서 먹으면 되는거지...
그리고 며칠전 사건에 대해서도 아무말 없던 남편이 그랬다.
그때 그일도 왜 문제가 되느냐고 자기는 모르겠다고 아무문제 없지 않냐고 참던 말이 며칠만에 폭발한거다.
저 아줌마보다 남편의 이런면이 나는 몇배 더 힘들다.
항상 사람들에게 선이 없는 이 사람에게 그 선을 설명 하는일은 모자란 저 아줌마에게 선을 인지 시키는 것 만큼 힘들다.나는 아직도 그렇게 생각한다.
지켜야 하는 선이 있다고..서로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