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나와 우중이의 날씨 요정 쟁탈전 그 결말은?
해나는 소위 말해서 '날씨 요정'이다. 해나가 외출을 하는 날은 항상 맑고 화창한 날씨가 펼쳐지고 그 덕에 해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날씨 걱정 하나 없이 기분 좋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우중이는 '날씨 요괴'라고 불러도 무방할 지경이다. 왜냐하면 우중이가 돌아다니는 날은 항상 비가 오거나 먹구름이 꾸물거리는 흐린 날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중이는 우울해하기는커녕 나쁜 날씨를 대비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연구하며 우천 시 대비 요령에 대해 친구들에게 소개해주는 지혜로움을 뽐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핼러윈 데이 준비를 한창 하던 해나와 우중이는 무대 소품으로 활용할 지팡이에 부딪히게 되고 그날부터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흘러간다. 왜냐하면 늘 맑은 날을 몰고 오던 해나의 머리 위에 먹구름이 스멀거리기 시작했고 비가 올 상황에 늘 염두하던 우중이가 맑은 햇살에 땀을 뻘뻘 흘리는 날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해나에게는 굵은 빗방울이, 우중이에게는 쾌청한 하늘이 펼쳐지게 되었다.
심상치 않은 날씨가 계속되자 해나는 이 사태의 원인을 파헤치기 이르렀고 결국 핼러윈 데이 때 우중이와 함께 머리를 부딪혔던 지팡이가 날씨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마법 지팡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잊었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날씨의 주도권을 바꾸려던 찰나, 우중이가 오늘 중요한 약속이 있으니 날씨 권한 바꾸기는 미뤄달라고 요청한다. 그동안의 날씨 때문에 속상했던 해나는 즉시 거절했지만 우중이가 아버지와 함께 외출하는 장면을 보고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우중이의 속내를 파악한 해나는 우중이를 위해 잠시 '날씨 요정'의 타이틀을 보류한 채 우중이가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양보한다.
그런 해나의 배려에 감복한 우중이. 늘 맑은 날씨만 마주하다 비바람에 고생할 해나를 우려해 늘 가방 속에 품고 다녔던 우천 시 대비 요령을 몽땅 풀어놓아 해나에게 선사한다. "비가 오는 날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것들이 있어" 라며 해맑게 웃는 우중이. 그런 우중이의 모습을 보며 해나는 어쩌면 우중이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과 동시에 생전 본 적 없는 비가 오는 날의 특별함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다. 곧바로 우중이가 건네준 우비를 입고 산책을 한 해나. 해나는 맑은 날에는 볼 수 없는 지렁이 친구와 인사를 하고 빗방울이 주는 고즈넉함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아빠와의 좋은 추억을 쌓고 돌아온 우중이는 해나와 날씨를 다시 원래대로 바꾸기로 마음을 먹고 해나를 위해 햇빛을 가릴 수 있는 멋진 모자를 선물로 준다. 그렇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해나와 우중이 앞에는 선명하고 또렷하게 무지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둘은 날씨가 맑은 날만 좋은 것도 아니고, 흐린 날이 나쁜 것도 아님을 깨닫는다. 그리고 햇빛과 비, 둘 다 있어야 무지개가 나타내는 것처럼 해나와 우중이도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 무지개처럼 예쁜 하루를 보내기로 다짐한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맑은 아침 햇살처럼 밝은 면도 있지만 꾸물꾸물한 먹구름과 장대비로 홀딱 젖을 만큼 암울한 날도 있다. 그렇기에 무지개 같은 총천연색의 앞날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기분 좋은 날과 나쁜 날의 교차 속에서 희열과 반성이 공존한다. 그리고 기쁨과 슬픔이 엇갈림 사이에 추억과 교훈이 묻어난다. 그런 알 수 없는 세상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변화에 적응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힘이 생겨난다. 『나는야 날씨 요정』를 통해 많은 아이들이 주인공 해나와 우중이처럼 주어진 상황을 감내할 줄 알고 보이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을 꾸준히 새기는 하루를 보냈으면 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