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와 커피의 나라 호주에 꼭 가보고 싶었다.
밥은 안 먹더라도 커피는 마셨으니 한 달 사이에 스무 잔은 족히 마신 것 같다. 호주에 가면 꼭 따뜻한 라떼류를 추천한다. 처음에는 에스프레소 2샷이 기본인 우리나라와 달리 한 샷만 넣은 플랫화이트가 조금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적당하게 따뜻하고 예쁜 라떼아트가 그려진 플랫화이트는 하루의 시작을 선물처럼 만들어준다.
퍼스 시내 중심 만족스러웠던 카페 3곳을 골랐다.
1. La Veen Coffee - King Street
79 King St, Perth WA 6000 오스트레일리아
나의 첫 플랫화이트 in 호주. 첫날에는 점심 도시락을 가져가지 않았는데 빵과 커피로 허기진 배를 달랬다. 플랫화이트가 달달한 오렌지 브래드와 잘 어울렸다. 여기를 기준으로 커피 입맛을 확 높이고 조금씩 낮춰갔다고나 할까. 도심과 가까운 카페 중에 손꼽는 맛집이다.
2. Chu Bakery
498 William St, Highgate WA 6003 오스트레일리아
커피와 디저트는 떼놓을 수 없지! 이미 베이커리 맛집으로 소문이 왕왕한 곳. 평일에도 웨이팅이 많다. 그래도 테이크아웃 전문이라 줄은 빨리 빠지는 편. 특히 커스터드 크림이 든 딸기 타르트, 에클레어가 맛있었다. 크림이 뭉치지 않고 입에 넣으면 사르르 없어지는 마법!
3. Howard's Groove Coffee
22 Howard St, Perth WA 6000 오스트레일리아
여러 카페를 가봤지만 기억에 남는 카페 중 하나. 약간 반지하처럼 독특한 건물 구조의 카페라 인상 깊었다. 커피 맛은 말할 것도 없고, 바쁜 아침 출근 시간에도 길게 줄을 늘어선 광경을 볼 수 있다.
작년 호주에 갈 때를 기준으로 오 개월 남짓 배운 테린이었다. 요가나 필라테스처럼 혼자 하는 운동을 주로 하다가 테니스를 접하고 코트를 뛰어다니며 심박수를 올리는 테니스의 매력에 빠졌었다. 퍼스에 더 오래 지낼 수 있었으면 라켓을 구해서 게임도 하러 다녔을 텐데 조금 아쉽다. 퍼스에서 알아본 테니스 레슨은 1:1 레슨 1시간에 85불 정도 했다. 그룹레슨은 신년 할인이벤트로 3회 65불! 그룹 당 인원은 6명 정도, 3명의 코치와 수업할 수 있었다. 이렇게 레슨을 총 4번 정도 받았는데, 짧은 영어와 몸짓으로 소통하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한 번은 개인 레슨에서는 라켓을 휘두르기 전에 라켓 헤드를 떨어뜨리는 중요한 기본기를 배웠고, 그룹레슨을 하면서는 호주가 정말 다국적 국가이구나 실감했다. 주로 테니스 초심자들이었고 성별, 연령대가 다양했다. 포핸드, 백핸드, 서브를 한 명씩 돌아가면서 연습했는데 나는 크게 잘하지도 부끄럽지도 않은 정도였다.
에너지가 넘쳤던 건 호주의 여름 파워 덕분이었을까. 운동과 커피에 모두 열정적이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관심이 조금 시들하다. 한국에서 날이 조금 따뜻해지면 테니스를 다시 해볼까 생각하고, 건강을 이유로 커피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즐겼던 그 순간을 기억하며, 다음 글에서는 짧게나마 다녔던 여행들을 기록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