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사람 _ 마이클 잭슨

by 피얼

마이클 잭슨의 첫 기억은 네 살 때쯤, 미국에서 TV로 그를 보고 팬들이 절규하며 기절하고 울부짖는 모습이었다.
어릴 적 팬들이 마이클을 보고 울고 기절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마치 흑마법사 같은 사람처럼 느껴져서 무서웠다.

두 번째 기억은 그의 성형으로 인해 무너진 듯한, 무서운 얼굴이었다. 팬도 아니었기에 가끔 언론에 비춰지는 그의 얼굴이 그저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세 번째는 그의 죽음이었다. 뉴스에서 전해진 그의 사망 소식은 딱히 팬도 아니었는데도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마 아주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인물이었기에, 죽고 나서야 그의 파급력과 존재감을 깨달았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딱히 특별한 계기 없이 일본에서 귀국하고 마음이 텅 비어 있을 때였다. 멜론에서 ‘Love Never Felt So Good’ 신보가 나왔다고 해서 들어봤는데, 전주가 봄바람이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봄바람이 스며들 듯, 내 마음속에 마이클 잭슨이 들어왔다.

어떻게 팬이 되었냐고 묻는다면 딱히 대단한 계기는 없다. 죽고 나서 신보를 듣고 팬이 되었을 뿐이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유가 너무 단순해서 스스로도 민망하지만, 그게 진짜 사랑이 아닐까 싶다. 딱히 조건도 이유도 없이 그냥 좋은 것.

사랑의 힘은 참 크다. 어릴 적 무섭게만 보이던 그의 얼굴이 이제는 하나도 무섭지 않다. 그의 얼굴보다 그가 어떤 사람이고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알기에, 그때 무섭다고 느꼈던 얼굴조차 지금은 사랑스럽게 보인다.

다섯 살 때부터 노래를 해 온 마이클 잭슨은 평생을 미디어에 노출된 채 살아왔다. 다섯 살 때도, 사춘기 때도, 청년 때도, 중년이 되어서도 사랑스럽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살아서 할아버지가 되었어도 사랑스러운 할아버지, 힙한 음악 하는 할아버지가 되었을 거라 확신한다.

덕질을 마음껏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내년에 개봉하는 그의 자전적 영화가 사막의 호수처럼 기다려진다.
영화가 실패하든 흥행하든, 그가 팝의 황제라는 사실은 단 하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 지구상에 더 이상 그의 육체는 없지만, 그가 남긴 50년의 음악과 함께할 앞으로의 인생이 나의 위로이자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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