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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생명 아가야

엄마는 처음이야

by 하민영

<생후 7일째>


그리고 일주일째다.

어지럽기도 하고 소변을 잘 보지 못해 소변줄을 꽂고, 대변을 보지 못해 관장을 하고, 회음부가 너무 아파 주사를 맞고, 앉기도 서기도 너무 힘들었지만(남편이 밥까지 먹여주었다.),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

아기가 태어난 날은 밤에 왠지 허전했다. 항상 이야기하면서 나의 모든 일상을 나누었는데 갑자기 말할 상대가 이제 내 안에 없으니 너무 허전했다.

그리고 어제와 오늘은 신생아 황달 치료를 위해 아기를 볼 수 없다고 한다. 허전한 마음을 달래며 우리 딸이 잘 있기를 바란다.

참 우리 아가 이름은 OO이다.

화합의 기둥이 되려면 건강하고 지혜로워야 한다.

(2001년 10월 30일 화)


<생후 8일째>


대부분 사람들은 아기 낳고 처음 아기를 보면 낯설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하고 예뻐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아기를 처음 보는 순간부터 예쁘고 살갑게 느껴지며 너무 친숙했다. 처음 모습은 뽀얀 살결에 선명한 입술과 인중은 아빠를 닮았고, 코는 나를 닮았으며 전체적인 이미지는 아빠를 닮았다.

내가 난 자식이지만 예뻤다.

아가의 고른 숨결과 따뜻한 체온이 그동안 힘겨움과 고통, 기다림과 그리움을 한 번에 녹여주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한 번씩 듣는 생일 축하 노래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곤 한다. (*조리원에 있는 동안 아기가 탄생할 때마다 축하 노래가 방송을 타고 나왔다.)

아가는 하루하루 지나면서 젖살이 올랐다. 얼굴도 엄마에서 아빠로 아빠에서 엄마로 왔다 갔다 한다. 아이는 열두 번도 더 얼굴이 변한다고 한다.

오늘은 아기를 볼 수 있다.

황달치료(Phototheraphy)가 끝났다고 한다. 어서 아기를 보아야겠다.

(2001년 10월 31일 수)


<생후 13 일주째>


가만히 분만 과정을 떠올리며 아가가 태어나던 순간을 떠올리면 가슴이 찡해오면서 눈물이 어느새 눈에 고이곤 한다. 처음 아가가 젖을 빨 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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