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초보 엄마

엄마는 처음이야

by 하민영


<생후 2주째>


딸 두이레째

아이를 저녁때 신생아실에서 데리고 오려고 했는데 다른 사모 아이가 계속 기침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아이가 가고 나면 데리고 오려고 했는데 열 시가 다 되어도 그 아이 기침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남편도 퇴근이 늦었다. 그래서 신생아실에 가서 잠깐 아이를 보려고 내려갔다. 아이를 안았는데 말똥말똥 뜨고 있는 눈을 보니 눈물이 금세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좌욕하는 동안에도 방에 와 자리에 누었는데도 계속 눈물이 흘렀다.

남편에게 전화하는데도 눈물이 계속 나왔고, 한걸음에 달려온 신랑에게 벌겋게 된 눈을 보였다.

남편은 오면서 생각했단다. 남자들은 먹여 살릴 것에 대한 책임감과 걱정이 앞서는데 여자들은 다른 것 같다고. 애틋한 엄마의 마음이 열 달 동안 일심동체였는데 겨우 하루 보지 못하는 것인데도 왜 이리 애처로운지 모르겠다.

한걸음에 달려온 남편은 부지런히 나를 위로하며 잠시라도 아이를 보자고 데리고 오자고 성화다.

자신이 아이 두이레도 잊고 있었다며 미안해한다.

아이는 여전히 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다.

사진을 찍고, 캠코더로 찍었다.

볼에 입술에 뽀뽀하고.

아이가 왜 이렇게 사랑스럽고 예쁜지.

남편은 배속에 있을 때는 별로 말도 안 했는데, 쑥스럽다며.

지금은 너무 예뻐한다.

우리 아가 엄마 아빠 주위사람들 사랑받아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거라.

(2001년 11월 7일)



<생후 3주째>


아이가 제법 똘똘해졌다.

간간이 울며 보챌 때 안아주면 울음을 그치고 무슨 이야기를 해주면 알아듣는 듯한 표정이다.

몸무게도 3.7kg으로 600g 늘었다.

발차기, 손놀림도 제법 힘차다

양볼은 통통하게 살이 올랐다.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다.

표정도 다양해졌다.

얼굴을 찡그리고, 가끔 웃고.

아이를 볼 때마다 나는 다짐한다.

'좋은 엄마가 되어야겠다.'

그래서 부지런히 책을 본다.

책을 보면서 엄마로서 갖는 책임감과 설레임을 키워간다.

이제 책을 통해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실천하는 일이 남아있다.

아이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내가 책을 통해 배운 것을 하나라도 실천하리라.

우리 아이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견하여 발휘하고, 우이 아이의 삶이 좀 더 기쁘고 즐거우며 풍요롭게 되기 바란다.

(2001년 11월 13일 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하민영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오늘도 선물같은 하루를 삽니다.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 찾기. 온유함이 빛나는 으른이기를 소망합니다.

32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8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