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내 주위 사람들과 내 브런치를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도 이런 질문을 하신 분이 계셨다. 키핑장을 이용하는 우리들은
줄여서 '킵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곳이 예전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나도 다육이를 키우기 전까지는 생소한 곳이었다.
마냥 다육이가 좋아 눈만 뜨면 농장으로 달려가 이것저것 사다 보니 어느덧작은 화분이 백여 개가 됐다. 살 때는 이쁘다고 샀는데 새로 이사한 집에는 거실베란다가 없어 햇빛도 충분하지 못하고 통풍도 안되어 다육이가 웃자라 생김새가 밉게 변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농장에서 비닐하우스를 지어 매니아들에게 부분 대여를 해주는 키핑장이란 곳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처음에는 아침저녁으로 다육이 커가는 모습 보는 낙으로 살았는데 맡겨놓으면 못 보니 어쩌나 싶었다.하지만 그렇다고 아파트에서 계속 키울 수는 없었다. 무더운 여름이 오기 전에 다육이를 계속 키우려면 결정을 빨리 해야만 했다.
시작한 지 두 달이 조금 지나 신랑 차에 다육이를 싣고 키핑장으로 옮겼다. 몇 주 지나니 왜 돈을 들여가면서까지 키핑장을 찾는지 이해가 되었다.
키핑 비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 듯하고, 월세처럼 매월 지불한다.
지금은 아파트에서 키우기에는 너무 많은 다육이가 있어 집으로 가져오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키핑장을 이용하는 다육 매니아들의 로망은
다육이를 키울 수 있는 비닐하우스를 짓는 것이다.
나 또한 집근처에 내 다육이를 키울 수 있는 비닐하우스를 짓는 꿈을 가지고 있다.
다행히도 친정집 바로 뒤편에 15~20평쯤 되는 자투리 땅이 있어 친정부모님이 키핑 비를 내느니 봄에는 작은 비닐하우스를 지어라고 허락해 주셨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자재 수입이 원활하지 않아 불과 1년 전보다 두배로 껑충 뛰었다는 소식에 잠시 보류한 상태이다.그리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비닐하우스를 관리하기란 쉬운 게 아닌듯해서이다.
당분간은 키핑장에서 몇 년간은 더 키울 계획이다.
키핑장은 나처럼 초보인 다육러에게는 궁금한 것을 물어볼 오랫동안 다육이를키우고 있는 선배 매니아들이 있어서 좋다. 초보인 나에게 작은 다육이를 선물로도 주고 어떤 것이 좋은 다육이고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도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다육이 키우는데 필요한 다육이는 물론 이쁜 화분, 다양한 흙들도 구입할 수 있다.
다육이는 식물이므로 충분한 햇빛과 물, 영양분이 있어야 죽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간다. 이 모든 것들을 충족해주며 이쁘게 반려식물을 키울 수 있는 곳이 키핑장이다.
취미로 등산,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주말이나 시간 날 때 산이나 바다, 강을 찾듯이 우리 다육러들은 주말이나 휴일은 별일 없으면 키핑장을 찾아 다육이에 필요한 물도 주고 오래된 떡잎도 떼어주고, 자구나 잎꽂이로 새로운 다육이가 자라면 작은 화분에 옮겨심기도 하고 오래된 화분의 흙을 갈아주는 등 반려식물인 다육이들이 잘 자라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써준다.
반려동물이 주인이 신경 쓴 만큼 이쁘고
건강하게 잘 자라듯 반려식물인 다육이들도
주인이 얼마나 관심을 가져주느냐에 따라 이쁜 색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자구도 순풍순풍 잘 달아주어 주인들을 기쁘게 해 준다.
십여 년 전에 다육이를 처음 접한 다육러들은 가격이 정말 비쌌다고들 한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취미로 다육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격대도 내려갔고 다양한 다육이들이 매일 쏟아지고 있다.
한 포트에 1~2천 원부터 몇백 몇천만 원대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므로 재테크를 하시는 분은 고가의 다육이들을 키우시는 분들도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다양한 창 종류가 유행이었다면 지금은 금 종류들이 다육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다육식물에서 '금'이란 것은 다육식물 중 돌연변이로인한 변이종으로 같은 종류이지만
특이한 색감을 지닌 다육이를 말한다. 그래서 일반 종류보다 몇 배 내지 몇십 몇백 배의 가격을 호가하고 있다.
처음 다육이를 접하는 분들은 너무 유행 따라 다육식물을 선택하지 말고 자신이 이쁘다고 선택한 다육이부터 키우는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내가 다육이를 키운 지 2년이 채 안되지만 새로운 취미를 찾고 있다거나 마음의 위안이 필요하신 분들은한 번쯤 반려식물로 다육이를 키워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반려동물로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는 것도 물론 좋지만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식물을 키워봄으로써 나의 존재가치도 소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