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이에 마음을 빼앗기기 전 나는 새로 이사한 집이 너무 삭막하여 거실에 푸르름을 채우고 싶었다.
큰 화분은 예전 아파트에서 키워보니 잘 자라면 키가 너무 커서 분갈이하기도 힘들고 감당하기가 버거웠다.
그렇다고 꽃집을 여기저기 다니면서 구입할 정도로
푹 빠진 상태는 아니라 큰딸이랑 포항에 있는 식물 카페에 갔을 때
"엄마, 사고 싶은 거 다 사줄게 " 하길래 예뻐 보이는 화분 몇 개를 골라 왔다. 그리고 마트나 시장에 가면 봄, 가을에는 가끔 작은 화분들을 팔 때가 있다.그때는 장을 보다 말고 빨간 포트에 담긴 앙증맞은 식물에 눈길을 빼앗겨 한참을 구경하고는 마음에 드는 것을 구입하였다.
화분은 다이소에서 몇천원주고 사거나 집에서 쓰지 않는 컵을 유리 홀더로 바닥에 구멍을 내어
식물이랑 다육이를 심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화분이 이쁘고 비싼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어디 파는지도 잘 몰랐다.
*처음 우리집에 온 반려식물*
지금은 환경 좋은 키핑장에서 다육이를 키우고 있고, 위의 사진에 없는 화초는 내가 싫었는지 내가 주는 물이 먹기 싫었는지 멀리 하늘나라로 갔다.
눈만 뜨면 눈곱을 떼기도 전에 나는 식물에게 주는걸 먼저 한다. 휴가 때 일주일씩 집을 비울 때면 혹시 말라죽을까 봐 양동이에 물을 받아 푹 담가 두고서 물고파 죽는 일이 없도록 하였다.
그렇게 이사와 더불어 우리 가족과 동거를 시작한 식물은 많이 자라 좀 더 큰 화분으로새옷을 갈아입었다.
비싼 것은 아니지만 하루하루 나를웃게 만들어준 식물이고맙기도 하고사랑스럽다.
*테이블야자* *싱고니움*
맨 처음 키운 테이블야자는 마트에서 몇천 원 주고 샀는데 내 손가락보다 조금 컸다. 지금은 한 뼘 넘게 자라 제법 멋있게 잎을 펼쳐서 폼을내고 있다.
식물 카페에서 딸이사준 싱고니움은 제일 먼저 죽을 것같이 약해 보였는데 지금은 여왕처럼 예쁜 잎을 자랑하며 활짝 웃고 있다.
*아이비* *스투키*
경주는 아직도 2일, 7일에 오일장이 열린다.
우연히 오일장에 갔다가 화초가 눈에 띄길래 쪼그려 앉아 한참을 구경하고 사온 스투키와 아이비는 우리 집 생활이 좀 힘든지 비실비실하여 제일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창문 바로 앞에 두고 키우고있다.
*사자머리송악아이비*
마지막으로 이름도 특이한 사자머리송악아이비는
구미옥계 식물원에다육이를구입하러 갔다가 아이비 중에서도 특이종이라 눈에 띄었다. 덩굴식물이라 받침대를 세워주었더니 지금까지 싱싱하게 잘 자라주고 있다.
다육이를 키우면서 이런 화초들을 더 이상늘리지는 않기로 하고내 곁에 온 화초만이라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키우려 한다. 예전에는 자식이 쑥쑥 자라는 것이 기쁨이었다면 지금은 다육이랑 식물들이 쑥쑥 잘 자라서 나에게 또 다른 기쁨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