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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다kim Mar 11. 2022

새로운 걸 배운다는 건ᆢ

또 한 번 빠져볼까나

 유튜브를 보다가 문득 나도 한번 만들어봤으면

하는 생각만 몇 달째 하고 있었다.

네이버 검색으로 근처 도예공방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것도 확인을 했다.

하지만 선뜻 이 나이에 또 무언가를 배운다는 게 쉽지 않을걸 알기에 시작하기가 두려웠다.

친정아버지 생신이라 서울서 온 딸이 엄마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하고 싶은 거는 배워보라고 수업료도 입금해주었고 상담 갈 때도 동행해 주었다.

 마냥 어린 줄만 알았는데ᆢ

학원비는 내가 자식들에게 주는 걸로만 알았는데 벌써 커서 내가 배우고 싶다고 입금해준 딸이 고맙고 기특했다. 덕분에 나는 등 떠밀려 안 갈래야 안 갈 수 없는 길이었다.

40년 넘게 도예의 한길만 걸으셨다는

인자해 보이시는 선생님을 뵙고 농촌 뷰가 이쁜 도예공방을 보니 되도록 빨리 시작하고 싶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언니랑 매주 목요일 오전에

수업시간을 정하고 어제 첫 수업을 하였다.

다행히 평일이라 선생님과 이쁜 고양이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선생님은 수업 전 쌀쌀한 날씨라 직접 내린 커피를 직접 만드신 커피잔에

부어주셨다. 특별한 커피잔이라 커피맛도 남다르게 입가에 머물렀다.

맨 처음 한 시간은 도예의 이론을 책으로 찬찬히 설명해주셨다. 그다음은 우리가 만들고 싶어 하는 화분을 코일링 성형기법으로  만드는 것을 지도해 주셨다. 나도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오랜만에 누군가의 가르침을 받는 것도 좋았다.

나는 몇 달 전부터 집에서 혼자 유튜브를 보고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더니 흙이랑 재료들을 딸이 주문해주었다. 그래서 퇴근 후 몇 시간을 조물조물해서 화분 몇 개를 만들었다.

만들어서 구울 수가 없어서 일주일 말린 후 누군가의 유튜브를 따라서 바니쉬만 세 번 칠했다. 그래서 지난주에 키핑 장가서 이쁜 다육이도 심었다. 유튜브에서는 괜찮다고 했지만 굽지 않았으니 차에 싣고 가다가 세 개는 다리 한쪽이 뚝 부러졌다. 새벽에 다리 부치는 수술을 시행해서 지금은 요양 중이다.

곧 잘 말린 후 바니쉬를 다시 발라 꼭 이쁜 다육이를 심을 것이다.

사서 심은  화분보다 이쁘지는 않지만 직접 만든 화분이라 더 애착이 간다.


백자토로 화분을 만들고 좀 말린 후 다리를 부쳐야 하는데 오후에 일하러 가야 하므로 내일 와서 다리를 부치기로 하고 첫 수업을 마무리하였다.

그다음 날 공방에 도착하니 원데이클래스를 하러 온 여행객 두 분이 고양이랑 놀고 있었다. 공방이 경주 박물관 근처라 원데이클래스로 도예체험을 하러 오는 여행객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가 어제 못 부친 화분 다리를 부치는 동안 여행객들은 전기물레로 도예체험을 하였다.

우린 코일링성형으로 시작한 탓에 옆에서 하는 물레성형으로 뚝딱 그릇을 만들어지는 것이 신기하였다.

이제 첫 수업을 마쳤지만

 왠지 이번에도 잘 선택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지면서

이 또한 열심히 해보리라.

내가 키우는 다육이를 위해

다육이가 살 집을 내 손으로

이쁜 집을 만들어주리라.

조금만

기다려줘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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