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5 우린 다 목숨 걸고 해!

작은 브랜드 '인어피스'의 희로애락 레터

by 인어피스


2025년 2월의 편지



얼마 전 영화 '극한직업'을 다시 봤습니다. 영화가 개봉했던 당시에도 무척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을 좋아하기도 하고, 출연한 배우들도 모두 좋아하는 배우들이거든요(특히 류승룡/진선규/오정세 배우를 좋아합니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대본이고 어디가 애드리브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찰떡같은 연기들을 보면서 정말 배가 찢어지게 웃었습니다. 어쩜 내용을 다 알고 대사도 다 기억하는데 이렇게 새롭게 재밌을 수 있을까요?


그렇게 한참을 웃고 또 웃는데, 정말 새롭다 싶은 장면이 있더라고요.


바로바로 이 장면입니다.

.

.

.

222.jpg
111.jpg 욕설이슈로 '신발놈아'로 대체해봅니다....출처 : 영화 '극한직업'



마약조직의 두목인 이무배(신하균 배우)와 마포경찰서 마약반장인 고반장(류승룡 배우)이 드디어 맞닥뜨린 장면입니다.



이무배가 말하죠.

- 야, 지금이라도 놔줄게. 하지 마.

마약반장이지만 실상 치킨집 사장으로 살고 있는 고반장이 이렇게 답하며 주먹을 날립니다.


니가 침범했잖아, 이 쉐끼야!

니가 소상공인 죵나게 모르나 본데

우린 다 목숨걸고 해! 이 신발놈아!!!



5년 전 직장인일 때는 '아우, 넘 웃겨!!!' 하면서 그냥 넘겼던 장면일 텐데요. 이번엔 낄낄거리면서도 가슴이 시리며 웃프더라고요.


IMG_5090 2.jpg 목재 입고하는 날
IMG_0396 2.jpg 컨설팅 공간 시공하는 날



저는 목수이기 전에 소상공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업하기 전엔 상상도 못 했던 박대도 받고, 구차하다 싶은 순간들도 자주 찾아와요. '내가 이러려고 창업을 했나' 모먼트죠. 가끔은 눈물 나는 일도 있어요. 그럴 땐 '하...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죠.


그런데요, 그렇게까지 해야 하더라고요.


이런 불경기에, 그것도 인어피스처럼 시작하는 브랜드에 자신의 공간과 가구를 맡긴 고객님들이 계시잖아요. 고객님들이 힘들여 저를 찾으셨듯 저도 온 힘으로 고객님을 맞이하고 가구를,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고반장, 아니아니 수원왕갈비통닭의 고사장님 말처럼 목숨 걸고 해서 사용하시는 고객님들의 자랑이 되는 브랜드가 되는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2025년 2월,

극한직업 다시 보기를 강추하며 인어피스 박소연 드림.



+)

어떻게 이렇게 찰떡같은 대사를 썼나 궁금했는데 이병헌 감독이 프랜차이즈로 가게를 운영했던, 소상공인의 경험이 있더라고요. 역시... 이건 그냥 나올 수 있는 대사가 아닙니다!


작가의 이전글ep.04 주 72시간의 슬픔과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