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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야미 Feb 12. 2022

발칸 스터디 0부

세르비아에 살게 되면서, 이 시기를 놀기만 하며 (일도 하지만) 어영부영 보내기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끄럽지만 세르비아에 오기 전까지 나에게 발칸반도란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지도로 그릴 수조차 없는 곳이었다. 이탈리아 옆은 바로 터키 아니었나? 그럼 그리스는 어디 달려 있는 거지? 흑해는?

발칸반도는 대략 이탈리아와 터키 사이

세르비아와 발칸반도를 더 공부해보고 싶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칸반도에 대한 연구가 국내에서는 비주류이고, 웬만한 단행본 국문 번역본을 구하기도 힘들다는 점에 더 구미가 당겼다. 레어템에 대한 집착이랄까. 2년 동안 이곳에서 일하면서, 놀면서, 살면서 느낀 바에 더해 관련 책까지 읽게 되면 꽤 이 지역에 대한 생생하고 해박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친구와 스터디그룹을 시작했다. 첫 시작은 2021년 5월, 그동안 혼자라면 절대 완독하지 못했을 책 4권을 읽었다.

처음엔 세르비아를 포함한 발칸 국가에서 시작했지만, 1차 대전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유럽사를 공부하지 않고는 발칸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난 8개월간 아래 책들을 읽었다.

1. 김철민 <문화와 사회로 발칸유럽 들여다보기>, 2016 2. 에드워드 사이드, 노암 촘스키 등 <전쟁이 끝난 후: 코소보를 둘러싼 나토의 발칸 전쟁이 남긴 것들>, 2000 3. 마크 마조워 <발칸의 역사>, 2014 4. 크리스토퍼 클라크, <몽유병자들: 1914년 유럽은 어떻게 전쟁에 이르게 되었는가>, 2019


그리고 지금 다섯 번째 책을 읽고 있고, 여섯 번째 책을 읽을 준비 중이다.

5. <제국의 종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AD 1848-1919)>, 2005 6. 디오세기 이슈트반, <모순의 제국> 2013

e-book으로도 잘 안나와서 구하기도 힘든 스터디책들

스터디그룹의 목적은 혼자 의지로는 절대 못 읽을 책들을 약간의 강제성을 부여해서 함께 읽는 것. 그리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신선한 관점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읽었던 것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도록 하는 것. 새로 얻은 지식은 무조건 흡수하는 나와, 거의 모든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친구는 꽤 상호보완적이어서 끊길 듯 말 듯 스터디그룹이 이어져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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