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1
매일 글쓰기. 과연 내가 가능할까. 일 하나를 처리하더라도 머릿속에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계획과 과정이 그려지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내가 과연, 매일매일 글쓰기를, 이렇게 아무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낼 수 있을까.
노트북 앞에 앉기만 하면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현란하게 키보드 위를 날아다니는 손가락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이 정갈하게, 군더더기 하나 없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내 앞에 척! 하고 모습을 드러낼 줄 알았다. 현실은 한 줄 쓰고 멍, 또 한 줄 쓰고 멍.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한 문단 써 내려가기가 어찌나 힘들던지.
누가 봐주는 글을 쓰는 것도 아닌데, 생각나는 대로 적는 것만 해도 좋으련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내가 매일 글쓰기라니.
그렇게도 불안하고 두려운데도 불구하고 내 손은 이미 ‘함께 참여하기’ 버튼을 눌러버리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어쩌면 난, 간절히 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매일매일 찰나의 시간들을, 스쳐 지나가는 나의 생각들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정말로 원하는데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무기력을 느끼고 있었던 요즘. 이런 나를 일으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과 마음이 따로 놀고 있음을 격하게 느끼고 있었던 나날들.
그래서 하기로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가능한 성실하게 해 보기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무력해지기 쉬운 내일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나에게 집중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나의 순간의 감정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잘 쓰려고 힘주어 쓰는 글쓰기 말고 마음속에 떠돌아다니는 감정의 조각들을, 생각의 조각들을 잘 모아서 나만의 퍼즐을 하나씩 모아 보지 뭐. 그래,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