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능력

유발 하라리 <넥서스>

by Mika

유발 하라리의 신작, 넥서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테마는 ‘스토리텔링’이다. 인간만이 할 줄 안다고 믿었던 스토리텔링을 AI도 할 수 있다는 것이 AI 시대를 가져온 시작점이었고, 스토리텔링 능력을 기반으로 한 엔터테인먼트와 소셜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트렌드로 봇물처럼 등장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정보확산 능력은 민주주의와 전체주의 모두에게 새로운 도구를 가져다주었다. 많아야 몇십 명의 부족원을 대상으로 꿈을 설파할 수밖에 없었던 고대의 지도자와 오늘날의 지도자를 비교해 보면 그 효용은 명확하다. 버락 오마바나 트럼프의 연설을 유튜브로 보며 팬덤을 키워나가는 수많은 지지자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기술이 단지 인간의 스토리텔링을 옮기는 툴이 아니라, 스스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주체가 된다는 것이 유발 하라리의 주장이다. 스토리텔링은 인간의 이성과 감정을 결합한 고차원적인 활동으로 존재해 왔다. 울먹이며 ‘누나가 어떻게 했고 나쁘다’의 7살의 스토리텔링은 투박하지만 힘이 있다. 애정은 서로의 스토리텔링을 근간으로 한다. 각자의 취약한 스토리를 서로에게 이해받고 기대는 것이, 우정과 사랑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정치 및 기업의 세계에서 쓰이는 스토리텔링은 강력하다. 사랑받는 브랜드의 근간에는 스토리텔링이 있다. 유니콘이 된 스타트업들에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난관과 고난, 갈등과 극복 등의 재미있는 스토리라인이 즐비하다. 권력 확보는 스토리텔링 없이 작동하기 어렵다. 동물농장에서 도살장에 끌려가면서도 ’ 나폴레옹은 옳다 ‘라는 복서의 외침에 나폴레옹의 권력은 더 강력해졌다.


인간만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스토리텔링의 영역에 AI가 진입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에는 정치적 이슈와 윤리적 어젠다가 뒤따른다. 하라리는 User Engagement를 극대화하는 목적을 가진 알고리즘이 Facebook에 가짜 뉴스를 도배하여 대량 학살을 가져온 사례를 들며, 인간이 현명하게 개입해야 할 필요를 역설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비즈니스가 먼저 치고 나가고, 그를 보완하는 제도와 규제 및 보완책들이 뒤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스마트폰-AI로 이어지는 흐름이 진행 중인 와중에, AI의 콘텐츠 생성과 스토리텔링 능력을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은 Next Big Thing의 자리를 겨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