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 위로의 장

글에도 얼굴이 있다

by 나몽

글에도 얼굴이 있다.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로 나는 인스타그램 속 사람들의 행복한 얼굴 대신 작가들의 문장을 더 자주 보게 되었다. 서로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들의 글을 읽고 있자면, 글에도 얼굴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문장마다 결이 보이고, 문체에는 온도와 호흡이 있다. 필자의 성격과 말투를 상상하게 된다.


브런치에는 가볍게 공감하며 미소 짓게 되는 글도 있고, 긴 울림을 남기거나 새로운 정보를 건네는 유익한 글도 있다. 때로는, 내가 미처 자각하지 못한 감정과 잊고 지내던 기억을 소생시키는 글도 있다. 그리고 또 어떤 글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는 조금 무거워, 잠시 멈춰서게 한다. 담담하게 써 내려간 문장 속에서 좌절과 아픔, 씁쓸함이 묻어 나올 때면, 활자 하나하나에 실린 그 무게가 느껴진다. 그 안에서 필자의 연약함을, 그리고 강인함을 느낀다. 진심어린 위로가 필자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하트를 꾹 누른다.


내면 깊숙히 뻗어있는 슬픔이나 결핍,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쑥 찾아와 나의 무력함을 느끼게끔 만드는 상황들은, 막상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게도 쉽게 털어놓기 어렵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힘들 때조차도 상대방의 상황과 마음을 헤아리며 말을 고르게 된다.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적어도 잠시나마 그런 배려를 내려놓게 된다. 각자의 지게를 툭 내려놓고, 진짜 ‘나’에게 집중하며 글자 하나하나에 ‘나’를 적는다. 그렇게 우리는 이곳에서 무게를 덜어내고, 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 충실하게, 씩씩하게 살아간다.


이 위안이 되는 연대가 참 따뜻하고, 소중하다.


감사해요.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