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Gucci),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
이 물고기는 식탐으로 유명한데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부근에서 죽은 채 발견된 파이크를 보니, 당시 이 녀석의 입에서는 자기 몸집의 2/3정도 되는 ‘잔더’라는 물고기가 물려져 있었다고 합니다. 큰 물고기를 삼키려고 입을 크게 벌렸다가 오히려 자기가 질식사한 거죠. 파이크의 죽음과 같은 일이 비즈니스에서도 자주 일어납니다. 더 많은 고객들을 확보하려고 유통망을 무리하게 쩍 벌렸다가 망하고 마는 거죠.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구찌(GUCCI)를 아시죠? 사실 구찌는 과거 몇몇 명품숍에서만 볼 수 있었던 최고급 브랜드였는데요. 그랬던 이들이 매출을 올릴 심산으로, 갑자기 유통채널을 엄청나게 늘렸던 적이 있습니다. 즉, 아울렛이나 관광명소 내 쇼핑몰 등, 서민들이 더 자주 접할 수 있는 곳에서 제품을 팔기 시작한 거죠. 그런데 희한한 것은, 판매망을 넓힐수록 오히려 매출은 줄었다는 겁니다.
왜 그랬을까요? 바로, 아무데서나 살 수 없던 물건이 아무데서나 살 수 있는 물건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죠. 그건 마치, 다이아몬드를 아무 시장에서나 파는 것과도 같았죠. 결국 구찌는 점차 초고가 명품의 이미지를 잃어갔고, 충성 고객들도 점점 등을 돌렸죠. 정신이 번쩍 든 구찌는 다시 명품 전문 매장들만 남겨두고, 나머지 일반 유통망은 거의 대부분 철수해 버렸는데요. 그러자 영업이익이 순식간에 46%나 뛰어올랐다고 합니다. 정말 곱씹어볼만한 얘기죠?
반면, 세계적인 오토바이 회사 할리 데이비슨은 유통망을 재정비해 성공을 거뒀는데요. 당시 경쟁사들은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한 곳에 모아 놓고 파는 종합 쇼핑몰에서 오토바이를 팔았죠. 하지만 할리는 고객들이 자사 제품을 더 오랜 시간 체험해보고 충분히 만끽하게 하려면, 전용 오프라인 매장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그들은 할리 제품만을 전시, 판매하는 매장을 미국 전역에 세웠는데요. 그런 다음,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직접 할리를 시승도 해보고 엔진 소리도 들어볼 수 있게끔 했죠. 또한 할리에서 만든 벨트나 브로치 등 다양한 엑세서리들도 구경할 수 있게 했는데요. 자연히 고객들은 할리만의 독특함을 체험할 기회가 많아졌고, 따라서 호감도도 높아졌죠. 이게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는 건 당연한 결과였죠. 할리는 지금도 모터사이클 계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명품으로 사랑받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우리 제품을 어디서 팔면 더 잘 팔릴까 고민하고 계신가요? 그런데, 이때 주의할 것은 무작정 유통망만 넓히다간 오히려 A급 제품을 B급으로 만든다거나, 고객들에게 줄 수 있는 체험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 제품의 특성에 꼭 맞는 유통망을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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