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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고? 그럴수록 실패한다!

by IGM세계경영연구원


M&A, 왜 실패할까?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는 M&A 실패 경험이 있는 CEO와 임원진들을 대상으로 M&A 실패 원인에 대해 설문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절반 이상이 인수할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것을 실패 원인으로 꼽았지요. 그 주된 이유를 물었더니, 무려 66%의 경영진이 'M&A를 반드시 성사시키려는' 상대에게 속아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M&A를 반드시 성사시키려는 첫 번째 상대, 투자은행


2006년 국내 A그룹이 B건설사를 인수할 때의 일입니다. 치열한 경쟁 끝에 A그룹은 B건설을 6조 6천 억 원에 인수하게 됩니다. 문제는 B건설의 실제 가치가 3억 여원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A그룹이 가지고 있던 자금은 2조 5천 억 원 정도, 부족한 자금은 빚으로 충당했습니다. 과연 이 M&A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인수에는 성공했지만 해마다 지불해야 하는 추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A그룹은 결국 큰 손해만 보고, 3년 만에 B건설은 되팔게 됩니다.

사실 이 M&A에는 수많은 투자은행들이 관여했습니다. 이들은 A그룹 인수에 성공하기만 하면 큰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설득했고, 그 말을 믿은 나머지 무리하게 인수를 하게 된 것입니다. 투자 은행은 M&A를 주선하고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인수 금액이 커질수록 받을 수 있는 수수료도 높아지죠. 이들의 입장에서는 수수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지, M&A를 하는 기업이 앞으로 성공하게 될 지 실패하게 될 지는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습니다. 따라서 M&A를 할 때는 아무리 믿을 만한 투자은행이라고 해도 맹신해서는 안 되며, 직접 철저한 조사를 거쳐 인수 여부를 결정하셔야 합니다.



M&A를 반드시 성사시키려는 두 번째 상대, 피인수 기업


2000년 스페인의 통신회사 '테라'가 미국의 포털 사이트 회사인 '라이코스'를 인수할 때의 일입니다. 당시 포털 사이트의 이익은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당연히 라이코스는 자신들의 몸값을 높게 불렀습니다. 그 액수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테라는 무려 116억 달러를 들여 M&A를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당시 시장은 소위 '닷컴버블', 즉 포털 사이트들의 인기가 과대평가되고 있었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포털 사이트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죠. 그들은 닷컴 버블이 꺼지기 전에 기업을 비싼 값에 팔아 치우려고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테라가 인수한 직후 닷컴버블은 꺼졌고 라이코스의 수익은 한없이 떨어졌습니다. 결국 테라는 4년 만에 라이코스를 한국의 '다음 커뮤니케이션'에 1억 달러, 인수 가격의 1/100도 못 되는 가격에 되팔고 말았습니다.

피인수 기업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격을 한 푼이라도 더 높이려고 자신들의 가치를 최대한 부풀립니다. 특히 다른 업종이나 외국의 기업을 인수할 때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하게 발생하는데요. 이것은 사는 기업이 팔리는 기업에 비해 해당 업종이나 지역 환경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M&A를 할 때에는 인수하려는 기업의 산업 전반에 대한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M&A를 반드시 성사시키려는 세 번째 상대, 내부 담당 직원들


M&A를 하다 보면 일사천리로 거래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몇 년에 걸친 시간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이러다 보면 거래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반드시 이 M&A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과 자금을 투자했는데 실패하면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내의 한 기업은 3년에 걸쳐 특정 회사의 인수를 준비해 왔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 기업의 임원은 “이번 M&A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나뿐 아니라 팀 전체가 문책을 피하기 어렵다”며 외부 자문회사에 가급적이면 거래가 성사되는 쪽으로 가치 평가를 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조건 성사시켜야만 하는 M&A 거래는 없습니다. 산업 전반의 상황은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지요. 따라서 M&A에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담당 직원들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 써서, 그들이 보다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성공적인 M&A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가 인수할 기업의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하여 적정 가격에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 다른 사람들의 말만 믿고 M&A를 준비하고 있으신가요? 여러분의 M&A가 다른 누군가의 욕심에 의해 실패하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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