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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채동 Sep 19. 2023

비 갠 해질녘 수줍은 한줄기 무지개

몇 일째 계속 비가 옵니다. 산에도 못 가고 집에만 있으려니 좀이 쑤시네요.

해질녘 책 읽다 문득 눈을 들어 창 밖을 보니 수줍게 무지개가 피어 있네요.

어설픈 남편이 걱정되어 빼꼼히 들여다보려 내려왔습니까.

당신이 일러준 대로 밥은 소분하여 냉동실에 넣어두고 하나씩 꺼내 먹고 있습니다.

반찬도 몇 가지는 할 수 있고요.

아이들 걱정은 마세요. 당신 딸들인데 어련히 알아서 할까.

며칠 전 원이랑 한참을 통화했습니다.

요즘 어느 회사에서 사무보조 알바를 하고 있는데 어찌나 야무진지.

너는 엄마를 90프로 이상 닮았다 했지요.

이제는 엄마란 말도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간은 우리를 조금씩 낫게 해 줍니다.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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