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스크린도어에 비친 모습이 추레합니다.
바지춤도 올려보고 남방 깃을 바로 해봐도 소용없습니다.
아이들과 보낸 삼일은 어찌나 달던지요.
울산집에 비하면야 불편하지만 한숨에 잠이 들었습니다.
이게 가정인가 봅니다.
아이들은 서울살이에 잘 스며들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기차 타고 오는 아빠가 못 미더운지 현이는 서울역으로 마중을 나왔네요.
원이도 알바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을 돌려왔습니다.
아이들 어릴 적 서울나들이하던 때가 어제일 같은데 이리되었습니다.
‘또 오마’하고 아이들 집을 나서면서부터 밀려드는 외로움,
이놈의 외로움은 언제쯤에야 익숙해질까요.
눈에 잔뜩 겁을 먹고 도망가는 집 잃은 개
추레함은 내가 입고 있는 옷이 아니라 나의 눈빛인가 봅니다.
2023년 9월 추석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