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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삼신할매가 질투하시는가 보다

(2) 매일 가계부와 브런치 쓰기 실천 중

by 우주소방관 Jan 27. 2025

출국 전 (한국에서의 마지막) 한 달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만 일어났고 아직 현재 진행 중이다. 아가 둘 키우는 6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일들인데 희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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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A형 독감에 걸려 40도 고열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구급차를 부를뻔한 순간들이 여러 차례 지나갔다. 드디어 정상으로 돌아왔고 조금 숨을 돌리는 듯싶었는데 남편의 부상. 발가락 골절로 걱정이 늘면서 나의 두통도 같이 심해졌다. 걱정은 줄지 않았지만 타이레놀 덕에 두통이 잦아드는가 했지만 이번엔 아가들이 장염에 걸려 다시 39도 고열이 시작되었다. 주말 동안은 해열제를 교차복용하며 겨우 버티고 월요일 아침 9시 땡 하자마자 소아과로 달려갔다. 며칠 동안 먹은 것도 없고 장염도 완치된 건 아니라고 하셔서 둘 다 링거를 맞았다. 둘째의 약한 혈관으로 양쪽 팔을 세 번 찔러야 했는데.. 고통스럽게 우는 아가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순간이었다. 병원만 다녀오고 집에서 조용히 남은 하루를 보냈다.


원에도 안 가도 집에만 있는데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속상해하며 말했더니 우리 어머님의 말씀, “한국 삼신할매가 (너희들 미국 간다고) 질투하시는가 보다” 하셨다. 어머님 덕분에 오늘 하루 잠깐 웃었다.



To. 삼신할매에게

정말 저희 먼 나라 간다고 질투하시는 건가요. 그 깊은 마음은 감사함으로 받겠습니다. 그런데 왜 저만 멀쩡한가요. 왜 저에게 큰 숙제들을 계속 주시는 걸까요. 더 강한 엄마가 되거라, 더 강한 사람이 되거라, 더 강해져서 꼭 타지에게 살아남거라. 이런 말씀을 하시고 싶으신 걸까요? 그런 뜻이었다면, 덕분에 울지 않고 씩씩하게 하나씩 잘 해내고 있습니다.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유학 4년 반동안 피가 되고 살이 된 배움들이 많지요. 살다가 가끔 삼신할매가 너무하다 싶은 순간들이 오면 불평은 좀 하겠습니다. 그 정도는 애교로 봐주세요.

From. 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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