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결국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
새끼 고양이를 처음 데려오던 날, 앙증맞기만 한 그 어린것을 내가 잘 돌볼 수 있을까 하여 노심초사했다. 작은 몸짓에도 어떻게 할 줄 몰라 전전긍긍하며 한동안은 동물병원을 쫓아다녔다. 그 아이의 행동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건 아닌지, 혹여 아픈 건 아닌지, 어서 빨리 하나라도 더 알고 싶어서 마음이 급했다.
작은 강아지 두 마리를 연이어 데려온 때에는 그 작은 것들을 만지는 게 겁이 나 조심스러웠다. 때로는 작은 코로 숨은 잘 쉬는지 궁금해 손가락을 대보기도 했다. 짧은 다리로 콩콩 뛰어다니는 두 마리 강아지가 신기했고, 오줌 싼 방석에서 잘도 자는 첫째 강아지와 바짓자락을 물고 늘어지는 둘째 강아지의 행동에 웃음 짓곤 했다. 두 강아지를 보고 있자니,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 여기저기 묻고 다니던 때가 눈에 선했다.
대학을 다시 입학해서는 한동안 적응이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내가 선택해 놓고도 나이에 대한 이슈로 마음 한편이 늘 불편하기만 했다. 주변에서는 한 번도 나처럼 산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 이 나이 먹고도 대학생 1학년이 된 사람은 있는지, 또 너무 늦었는데 차근차근 간다는 게 안일한 생각은 아닌지 의문이 들어 괜스레 교수님을 붙잡고 한참이나 물었다.
시작이라서 그런 법이었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기에 익숙하지 않은 공기가 어색하기만 했다. 차가우면서도 신선한 아침 공기처럼 어색한 순간은 그렇게 강렬한 인상으로 때때로 마음을 어지럽혔다.
자전거를 처음 배우던 때가 기억난다. 내가 열한 살쯤 되었나. 불쑥, 집에 있던 자전거 한 대가 나의 작은 가슴을 일렁거리게 했다. 그건 엄마가 가끔 타고 다니던 자전거였다. ‘나도 타보고 싶어.’ 꼬맹이였던 나는 대범한 구석이 있었다. 아무것도 몰랐는데도 겁도 없이 그 자전거를 무작정 끌고 나가 타기를 시도했다. 페달에 발을 먼저 얹어 안장에 앉으려고 애쓰기도 하고, 안장에 먼저 앉아 페달을 굴려보기도 하는 둥 처음엔 자전거에 앉는 법도 몰라 애를 먹었다.
할아버지는 어떻게 자전거를 탔었더라? 엄마의 자세는? 그러는 동안, 자전거에 걸려 넘어지기도 수십 번, 한 번은 논두렁에 꼬라 박히기도 했다. 그렇게 우악스러웠던 자전거 타기 연습을 며칠간 이어 나간 끝에, 한 사흘쯤 지났을까, 드디어 자전거에 올라 안정적으로 페달을 밟을 수 있게 된 날이 왔다. 그 후 자전거와 나의 인연은 매우 끈끈해져, 이제 나는 자전거를 자유자재로 편안하게 타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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