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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강민주 시

매미

by 엄마쌤강민주

〈매미〉


해안 강민주


언젠가 그날이 오면,

나를 단단히 붙잡던 이 육신

조용히 벗어두고,

허물 위로 스며드는 저녁 바람 따라

연둣빛 어린 날개를 펼치리라.


그날이 오면,

오늘의 눈물도

한순간 쏟아졌다 사라지는

여름 소나기였음을 알게 되겠지.


지금은 다만,

보이지 않는 날개를 키우기 위해

깊은 침묵의 어둠 속을

견뎌야 하는 시간이었다는 걸


그날이 와서

내게 날개가 생긴다면,

오래 기다려온 너를 찾아

투명한 날개 끝으로 감싸 안고

아침 이슬 머금은 바람처럼

속삭이겠지.


우리,

비바람을 잘 견디며

햇살처럼 참 잘 살아왔다고,

이제 함께

하늘로 날아오르자고.


*2025년 7월 23일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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