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쿠키의 탄생 스토리
스무살 맨하탄 중국집에서 투고를 해서 먹었던 첫 중식은 쿵바오 치킨. 제널럴 리라는 치킨 메뉴도 있었는데 아마 그 메뉴는 미국을 방문한 첫 관료였던 “이홍장”을 기념하는 메뉴가 아니었을까 싶다.
매뉴의 이름보다 더 신기했던 건 음식이 담긴 화이트 종이상자와 비닐봉지에 들어있던 포츈쿠키!
포춘쿠키는 미국 중식당에서 식후에 서비스로 나오는, 운세가 적힌 쪽지가 들어간 과자다.
흔히들 중국의 관습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일본인이 ‘쓰지우라센베이‘라는 이름으로 제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에도시대에 연회석에서 점괘가 적힌 쪽지가 들어간 과자를 열어보면 재미있어 했다는 기록이 있고, 쇼와시대에 들어서도 요정이나 카페 등에서 유통되었다. 일본 이민자들은 일본에서 쓰지우라 과자가 기호품으로 소비되던 양상을 캘리포니아의 촙수이 레스토랑에 그대로 가져왔다.
포춘쿠키의 발상지를 결정하는 재판도 열렸었다고 한다. 1983년 재판에서 1907-14년 경 야마나시현 출신의 하기와라 마코토가 샌프란시스코에서 포춘쿠키를 창안하였다는 설이 인정되었다. 포춘쿠키는 제2차 세계대전과 전후를 거치며 일본인 이민자와 일본계 미국인의 것에서 중국인 이민자와 중국계 미국인의 것으로 바뀌었다.
중국인이 포춘쿠키를 제조하게 되자 쿠키 속 메시지에 공자의 말이 들어가거나 아무 메시지에나 공자의 이름이 붙고는 했다. 공자는 미국의 중식당을 통해 중국 문화의 친숙한 상징으로서 미국의 미식가들에게 알려졌다. 이렇게 미국에서 포춘쿠키는 화과자에서 중화 과자로 완전히 변모한 것이다.
근래에는 로스엔젤레스의 포춘쿠키를 비롯해 많은 중국식품이 대부분 멕시코인 노동자 등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이범준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교수
미식유산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