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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회사생각

OpenAI DevDay 2025 시사점 정리

플랫폼이 되겠다 이거죠

by 피넛

지난 2025년 10월 7일 OpenAI의 DevDay가 있었고 샘 알트먼의 키노트와 주요 데모를 살펴보았다.

아래 유튜브를 보면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hS1YqcewH0c&t=1s


몇 주가 지났기 때문에 이미 회사차원에서 대비를 하고 있는 경우도 많을 것 같다.

나도 나름대로 주요 이슈와 영향 가는 부분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기획자의 시각에서 보는 것이라 새로운 모델이나 코덱스 같은 부분보다는 서비스 변화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Apps in ChatGPT


지금까지 서비스 위에 AI기능을 붙이는 형태였다면,
이제부터는 챗GPT 위에 서비스가 실행되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가장 머리가 아픈 데모였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아 지끈거리는 변화는 바로 이것이었다. (사실 다른 데모들은 조금 더 기술적인 얘기라 이 내용이 가장 와닿기도 했고...)


챗GPT 내부에서 앱을 실행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SDK가 공개되었다.

데모 영상에서는 챗GPT 서비스 위에서 코세라 강의를 보면서 실시간 대화하는 모습과 캔바를 연동해서 포스터를 제작하거나, 투자 설명서 자료를 만드는 모습, 질로우(부동산 서비스)에서 원하는 조건의 부동산을 찾고 지도 위에서 모여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킹닷컴, 캔바, 코세라, 익스피디아, 피그마, 스포티파이, 질로우와 같은 파트너사와 작업을 했다고 설명이 이어갔다.


어떤가..?

나는 이 데모를 보자마자 머리가 아팠다. 으... 욕심 많은 OpenAI에 화가 나고 질투도 느껴졌고, 앞으로 뭘 준비해야 하나.. 어떤 일이 떨어지려나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전의 글을 보면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OpenAI가 제공하는 API를 이용해서 우리의 서비스에 AI 기능을 붙이는 형태로 서비스가 제공되었다.

그런데 이제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서비스들이 챗GPT 안으로 들어오라는 것이다. 접점은 챗GPT가 되고, 서비스들은 기능을 제공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이번 변화로 유리/ 불리한 서비스들

기획자 입장에서 이런 변화가 있었을 때 기회라고 생각되는 부분과 위기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떠올랐다.

대화형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된.. ~찾아줘, ~정리해 줘, ~해줘, ~추천해 줘, ~만들어줘.. 와 같이 명령할 수 있는 서비스들은 유리할 것이다. 실제로 데모 영상에서 봤던 것처럼 영상을 보면서 영상 내용 정리해 줘,라고 하고 대화를 이어가면서 질문하는 교육 서비스, 내가 원하는 조건을 검색하고 찾는 서비스, 이미지를 만드는 서비스들. 이런 서비스들은 챗GPT 위에서 서비스가 돌아가도 문제가 없다.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실제 결제가 이루어질 때 발생한다.

반면, 트래픽 기반의 서비스들, 콘텐츠 제공업자들, 기존의 플랫폼들, 솔루션 업체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좋은 사례들은 데모에서 나왔기 때문에 위기감을 느낄 서비스들만 생각해 봤다.


예를 들어 뉴스 서비스를 보자. 요즘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무언가를 검색하면 최상단에 AI 요약글이 먼저 나온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뉴스나 원본 콘텐츠에 대한 클릭이 줄어들었고, 실제로 미국에서는 일부 미디어 업체들이 구글에 소송을 걸기도 했다.

여러분이 뉴스 서비스 담당자라면 챗GPT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그 위에서 서비스를 하겠는가? 여러분의 웹/앱 서비스에 더 이상 사용자들이 방문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용자들은 긴 글 대신 짧게 요약된 정보가 편하겠지만.. 공급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기사 트래픽은? 뉴스 기사에 옆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광고 매출은 어떻게 하고? 저작권은? 골치가 아프다. 비즈니스 모델부터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는 쇼핑이다. 지금도 네이버 쇼핑에는 네이버에 광고를 단 상품이 먼저 보인다. 쿠팡도 쿠팡 자체 매입 상품이나 PB상품이 먼저 나온다. 그런데 이런 쇼핑 플랫폼들이 챗GPT에 상품 데이터를 제공하고 검색할 수 있게끔 제공할까? 지금까지 플랫폼이 가진 막강한 노출 알고리즘과 검색을 Open AI가 어떤 기준으로 리스트를 뿌려주고 추천하게 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큰 변화라 머리가 아프다. 아무리 유저가 많은 챗GPT라 하더라도 기존 플랫폼 사업자나 서비스들이 이 위에 올라갈까 싶은 생각이 든다. 자신의 입지가 좁아질지도 모르는데…

그러나.. 이미 연동을 시작한 업체들이 있다. 이것은 눈치게임이다. 처음 들어가는 업체가 누가 될지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대화형으로 원하는 상품을 찾고, 탐색하는 과정이 최적으로 단축될 수 있으므로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만.. 공급자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고민되는 포인트가 많을 것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내가 공부하고 있던 '온라인 쇼핑몰의 고객센터 챗봇'의 경우에도.. 주문정보만 열어주면 이번에 공개된 에이전트 키트를 이용해 빠르게 에이전트 구축이 가능하므로 이렇게 솔루션을 만들어주던 업체들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사용자의 동의나 주요 고객정보나 주문정보가 OpenAI에 넘어가서 동작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B2B 서비스로 연동되었을 때 모든 정보를 열기보다 필요한 정보만 열어주는 방법도 있을 것 같고. 편하게 해 준다면.. 개인정보 이슈를 감안하고서도 사용하려고 하는 기업, 고객들은 충분히 있을 것이다.


모든 정보를 챗GPT 위에 올리지 않고도 유리한 점을 찾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금융이나 의료 계열은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개인의 데이터를 올리기는 어렵겠지만, 금융 상품에 대한 데이터를 올려서 비교해 주는 것을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제공할 수 있다. 간단한 문의나 상품 비교들은 훨씬 쉽고 정확해질 수 있다. 증권사에서 올려주는 보고서나 공시 정보도 원문을 연동한다면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 개인 계좌나 거래를 오픈하지 않고서도 풀 수 있는 정보들은 충분히 있을 테니까. 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다. 진료나 처방, 개인의 의료정보 접근이야 관련법에 의해 안 되겠지만, 기본적인 건강 지식이나 정보는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


MAU 58억이 넘는 챗GPT 위에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엄청나게 매력적일 수도, 위험할 수도 있다.

서비스 특성에 따라,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오고 있다.



무엇을 검토해야 하는가

각 부서별로 이미 검토에 들어갔을지도 모르겠다.

개발팀에서는 API를 표준화하고 MCP 규격에 맞추고 공개된 SDK를 이용해서 모의 연동의 시작했을 것 같다.

디자인팀에서는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보고 레이아웃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대화형 UX가 표준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단순히 디자인 가이드가 바뀌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UX를 어떻게 꾸려갈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기획자는... 우리 서비스가 챗GPT 위에서 수행되어도 되는 건지, 계정 연동은 어떻게 하고 어떤 정보를 오픈할지, 대화형 설계에서 어떻게 동작할지,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가져갈지, 보안과 법무적 이슈는 무엇인지.. 전반적인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당연하지만 위의 개발팀, 디자인팀, 영업팀이나 다양한 부서와 다 같이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이번 DevDay에서 공개된 에이전트 키트 데모 영상을 보니 드래그 앤 드롭으로 에이전트 플로우를 설계할 수 있는 모습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에 맞춰 향후 기획 설계되어야겠구나.. 혹은 직접 키트로 로직을 만들어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데모만 봤을 때는 복잡한 코딩이 아니라 블록을 만들면서 워크 플로우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떤 시점에 어떤 데이터를 사용할지 시각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뭐가 또 바뀔까?

이번 OpenAI DevDay 2025 영상을 보고 느낀 것은.. 와.. 이넘들(?) 모델 말고 서비스도 잘하네. 욕심이 아주 그득그득하구나... 였다. 모든 데이터를 다루고 자신들이 플랫폼이 되겠다. 이거였는데 그냥 욕심이 많다.. 는 게 아니라 정말 기술력이 있으니까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웹이나 앱이 꼭 필요하게 될까? 그냥 챗GPT 위에 올라갈 데이터와 API만 있으면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플랫폼 사업자들은 긴장을 좀 해야 되지 않을까?


1인 사업자라던가 영세한 기업들은 서비스를 제작하거나 만들어내는 게 조금 더 허들이 낮아져서 좋은 점이 있을 것 같다.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도고.. 개발 환경을 갖추지 않고도 한 달에 58억 명이 이용하는 플랫폼 위에 올라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니까.

그러나 기존의 빅 플랫폼들에게는 위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앱스토어뿐만 아니라 전통적(?) 웹/앱 기반의 모든 서비스들은 모두 이 변화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각 서비스들은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그리고 앞으로 미래는 어떻게 바뀔까? 여러 가지 고민이 많이 들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아 머리가 지끈거리는 몇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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