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천 개의 말, 하나의 진실

언어의 전장

by 영업의신조이

바람에 스며든 내 이름



아버지의 마지막 숨결은

저무는 노을빛 바람처럼

가늘게 흔들리고


딸은 차가워져 가는

아버지 손을 꼭 감싸며

속삭인다


“아빠

제 이름을

불러주세요.”


그 간절한 목소리는

저녁 바람 속에서

떨리고 번진다


“아빠, 제발

제 이름 한 번만

불러주세요.”


짧은 여백 사이로 흐르는

침묵에 바람은 미세한 떨림으로

이름을 품는다


아버지는 마지막 숨을 모아

딸의 이름을

바람에 실어 보내고


딸은 그 희미한 떨림 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눈물 속에

스며드는 것을 느낀다


아버지는 고요히 눈을 감으며

그의 마지막 바람을 이름과 함께

딸에게 남긴다


그 이름은

딸의 마음 깊은 곳에

잔잔한 잔향으로 머물고


끝내

세상에 고요를

따뜻하게 선물한다



바람에 스며든 내 이름_<영업의신조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