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었다
하루 꼬박
혹은 그렇게 일주일, 한 달을
원래 책을 좋아하는가 하면 그건 아니었는데
매일의 지루함을 견디기 힘들어서?
그래도 마지막장을 덮으면 결국에는 다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여기로 돌아온다
몇 평, 아니 여기는 제곱미터를 쓰지
그러니까 약 15제곱미터도 되지 않는 방에서 나와
누구의 오줌이 말라붙어 있을지도 모르는 찬 돌바닥에 엉덩이를 비비고 앉아서
담배나 피우는 게
낙이 되는 것이다
눈뜬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밤이 찾아온 세상에는 가끔 별이 떠 있다가
어떤 날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 날에는
인적없는 거리에서 묘한 불안감을 느끼다가도
차라리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주기를 바랄 때도 있다
지루함이란 사람을 그렇게까지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