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평론

by 백경

예쁘고 아름답고 고상한 것은 무엇일까.


오랜만에 정말 좋은 영화였다. 연상호 감독의 초저예산 실험이지만, 영화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그럼에도 한 컷, 한 대사마다 묵직하게 가라앉는다.


시작은 시각장애인 아버지 임영규(권해효)와 아들 임동환(박정민)을 취재하는 장면. 영규는 앞을 보지 못하지만 이름 석 자를 아름답게 새기는 전각 장인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때 아들 동환에게 한 통의 전화. “어머니를 발견했습니다.” 그 순간부터 영화는 40년 전 사라진 어머니의 죽음을 파고든다.


영규는 태어날 때부터 보지 못했다. 이유 없이 맞고, 조롱당하며 자랐다. 그는 그 모든 이유를 ‘추함’에서 찾는다. 그 굴레에서 벗어나려 애썼지만 제자리. 그러다 한 여인을 만나 결혼하고도, 주변의 시선과 말들이 그녀에게 ‘못생겼다’는 낙인을 찍어버린다. 영규는 결국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르고,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이 대목에서 영화는 ‘개인의 죄’와 ‘시대의 낙인’이 뒤엉키는 지점을 집요하게 보여준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아버지의 대사가 박힌다.

“예쁜 건 존경받고 추앙받고, 추한 건 멸시 받아.”

제목이 ‘얼굴’인 이유다. 우리는 늘 “사람은 마음이 고와야지”, “됨됨이가 먼저야”라고 말하지만, 정작 눈앞의 얼굴에 먼저 반응한다. 인간 본성의 조급한 단정이, 한 사람의 생을 어떻게 비틀어버리는지 이 영화는 차갑게 기록한다.


우리는 모두 귀족 같은, 고상하고 고귀한 외양과 그에 상응하는 위치를 꿈꾼다. 더럽고, 가난하고, 기준에서 벗어나 보이는 것들을 마음속 어딘가에서 경멸한다. 그래서 겉으로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판단은 늘 먼저 얼굴에서 시작된다. 연상호는 마지막 장면에서 그 질문을 관객에게 돌려준다. 오랜 시간 감춰져 있던 ‘어머니의 얼굴’이 처음으로 스크린에 등장하는 순간 우리는 반사적으로 평가한다. 그리고 그 즉시 부끄러워진다.


당신은 어떠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