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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BRE 윤수경 Aug 26. 2021

[인도] 한국 교민사회에 뿌리내린 밴드(Band) 문화

인도맘 이효은씨의 중고 밴드/한인 교민 밴드

효은씨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내가 과학학원 부원장으로 근무할 당시인 2015년 가을이었다. AEC(Asian Expats Club) 인도에 있는 아시아인들의 모임에서 한 달에 한번 정모를 했는데 보통은 호텔 브런치를 즐기며 커피 모닝을 즐기는 사모님들이 주로 오셨다. 당시 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학원 홍보에 힘쓰던 시절이라 여기에 부스를 얻어서 전단지를 나눠주고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로 했다.  실험용 가운을 입고 텅 빈 부스를 지키고 있는데 한 한국분이 효은씨를 소개해 주셔서 처음으로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인도에서 한국 제품 <중고 매매> 밴드를 운영하고 있다과 하는데 정말 좋은 아이디어에 추진력 있는 멋진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해 내가 부동산 회사에 취업하게 되면서 교민분들을 위한 봉사의 일환으로 제휴 할인을 제안했고 이를 통해 효은씨를 더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직접 들어보는 효은씨의
중고 밴드&교민 밴드 이야기


이효은 님의 글: 

인도에 와서 보니 육아용품 가격이  비쌌다. 예를 들면, 피셔프라이스 로얄 스텝 스툴 유아변기가 한국에서는 20,300(2021 4 기준)인데 반해, 나는 이것을 수년 전에 3600루피(환율  떨어진 2021 4월 기준, 54,180) 주고 샀다.  당시 환율로는 못해도 6만원 넘었을 것이다. 미국 아마존을 직구도 해보았는데, 배송이 안 되는 제품들도 많고 배송료도 비쌌다.
 
 한인 숫자가 많지 않은 인도에서는 귀임자가 지인들에게 쓰던 물건을 팔고 가는 식으로 알음알음으로 중고 물건이 거래되고 있었다. 1 지점장으로 발령받아 왔기 때문에, 우리는 사내 네트워크를 기대할  없었고, 주변 아기 엄마들은 아이들 나이대가 겹쳐  지인에게서 필요한 것을 사기가 어려웠다.
 
 나는 인도 오기 전까지 살았던 인도네시아의 중고나라 네이버 밴드를 떠올렸다. 수도 자카르타에만 한인 1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만큼, 자카르타와 주변을 중심으로 중고나라 밴드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었다. 
 
 인도 입성 8개월 차인 2015 12 12, 나는 델리 구르가온 노이다 중고나라 밴드를 만들었다. 이들 3 도시는 델리 NCR (이른바 수도권)이라고 불리며, 한국 회사들과 한인들이 많이 모여있는 도시들이다. 만들 당시 이곳에 네이버 밴드를 쓰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나는 밴드 가입방법을 적은 홍보물을 출력하여 한인 슈퍼의 , , 한식당  등에 일일이 허락을 받 붙이러 다녔다. 당시  가방 속에는  A4용지 홍보물과 가위와 박스테이프가 들어있었다.


첫 번째 중고나라 밴드 홍보물 : 흑백 인쇄가 빈티지스럽다. 얼마 후 노이다를 추가했다

 
 주변 지인들을 동원해 12명이 채워졌고, 이후 입소문을 타고 200 정도가 되었을  나는 평소 알던 지인분 공동 리더를 제안하여 그때부터 첫 번째 귀임했던 2018 말까지 3년 동안 함께 운영했다. 도와주신 분들 덕분에 크게 성장할  있었다. 리더십으로 진두지휘 해주신 공동 리더분의 감사함은 말할 것도 없고, 병원 슈퍼 카페 소품샵 등등 교민 밴드 카드를 제시하면 할인해주는 제휴 할인업체를 제안/섭외/관리해준 CBRE 윤수경 부장님의 절대적인 도움, 그리고 향후에 한인회에서 만드는 교민 월간지 <나마스떼> 무상광고를 실어주신 인도 한인회까지, 무엇보다도 가장 감사한 것은 밴드 초기에 판매글과 질문글을 열심히 올려준 나의 지인들이다. 글을 쓰기 위해 밴드 시작 글부터 다시 봤는데 그즈음 글을  아이디들이 모두  지인들이라 글 좀 올리라고 독려하던(혹은  협박하던) 옛날 생각이 나서 많이 웃었다.  
 
 중고나라 밴드를 만들고 보니, 자꾸 광고를 올리는 회원들이 생겨나 교민 밴드를 추가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생업을 하는 교민분들을 위해 광고를 올리시라고 만든 것이었는데, 이후 인도 생활에 대한 정보공유의 방으로 발전했다.  밴드는 이후  밴드로 발전했고, 내가 첫 번째 귀임을  2018 말에는 인도 북부의 대표적인 한인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해 있었다.
 
  밴드들이 수익모델은 아니었지만,  일은 내게 중요한 것을 가르쳐주었다. <불평으로 끝내는 것, 대안을 생각하는 것, 실천을 하는 것, 그리고 결과(성공 혹은 실패)까지 만들어내는 것> 중에 어디까지 해봤니, 에 따라 이후 내 삶의 방향성이 결정된다는 것이었다.
 
 지금  인생은 <필요한 일을 한다>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일이 흥미로운지, 지루한지, 쩐이 많이 들어오는지, 시간이 많이 드는지 등은 세 번째 필터에 불과하다.


 
 그럼 두 번째 필터는 무엇일까.
 <이길 수 있는 자리에 들어간다>이다. 소위 <타(打)점>이라고 부르는 자리이다. 중고나라 밴드가 필요했고, 수요는 있는데 공급이 없는 자리에서 나는 확신을 가지고 밴드를 만들었다. 밴드를 쓰는 사람들이 득점하는 동안, 나는 타점을 올렸다. 세상에는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고, 반대로 말하면, 시작할  있는 일들도 많다. 불편을 바꾸는 퍼스트 펭귄으로 살아가시길.


당신도,

나도.
 
 <끝> 

인도 멋쟁이 효은씨


효은씨가 만든 교민 밴드의 현재 회원수는 3,053명/ 중고 밴드는 2,890명이다. 후에 생긴 <재인도 한인 총 연합회>의 회원수는 현재 약 5천 명이 넘는다. 코로나 이후 밴드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효은씨는 현재 귀임을 한 상태여서 인도에는 없지만 그녀가 남기고 간 씨앗이 큰 열매로 성장해서 교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나도 효은씨처럼 교민분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1)  효은씨가 가장 처음 만든 중고밴드

https://band.us/n/a2a151ubK6r5d


(2)    [Q&A/홍보] 교민 밴드(델리/구르가온/노이다)

https://band.us/n/aead5du9K0Se6


(3)    재인도 한인 총 연합회

한인회에서 운영하는 밴드/ 전세기 정보 / 연회비 5900Rs 납부 시 나마스떼 잡지를 매월 받아볼 수 있으며 밴드에 월 2회 광고 기재 가능

https://band.us/n/a6aa50uaK8U5x


(4)    인도에서 공부하기

강연아 선생님 부부의 인도 생활 정보와 뉴스

https://band.us/n/a5ad53u2K8z2k


(5)    그린 바스켓

델리 NCR지역의 식품, 생활용품 배달 업체 / 품목 매우 다양

https://band.us/n/a2ae57u5K312k


(6)    The For'est (더 포레스트)

한국 빵/ 분식요리 배달 식사 가능/ 신선한 야채, 깐 마늘, 마스크, 화장품, 장미칼 주문 가능/ 품목이 다양하고 새로운 제품들 추가됨

https://band.us/n/a1a45fudK4260


(7)    수경재배 한국 야채 Korea vegetable ( K - veg.)

인도로 귀농한 착한 농부

https://band.us/n/a9ae5bu3Ke29W


(8)    뉴델리 레헴 빵집

매머드 빵 크림빵 한국 빵 맛집/딸기잼 등 제철 과일잼이 별미 /인도에서 최고의 불고기용 고기 구매 가능/ 보들보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기

https://band.us/n/a9aa59ufL5ReE    


기타 한국 식당들, 미용실도 각자의 밴드로 홍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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