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해양 생물학자 다니엘 폴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일 우리가 조처하지 않고 해파리 폭주를 막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자식들은 그들의 자식들에게 '얘들아, 해파리 먹어야지'라는 말을 해야 할 것이다."
최근 57년간(1968~2024년) 우리나라 해역 표층 수온은 1.58도 상승했습니다. 전 지구 평균(0.74도)보다 배 이상 빠르게 뜨거워졌는데요. 특히 동해의 상승 폭(2.04도)이 가장 컸습니다.
해파리는 따뜻한 바다를 좋아합니다. 지구온난화로 데워진 수온은 해파리에게는 더없이 좋은 서식 조건입니다. 게다가 고수온 등의 영향으로 해파리 먹이인 플랑크톤도 늘었죠. 살기 딱 좋은 환경이 조성되면서 우리나라 해역의 해파리 개체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06년부터 우리나라 연근해에 출현하는 해파리를 모니터링했습니다. 사회·경제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노무라입깃해파리, 보름달물해파리 등 대량 출현 해파리가 대상이죠.
지난해 노무라입깃해파리는 2015년 이후 최대 출현량을 보였습니다. 보름달물해파리는 2010년 해파리특보발령체계 이후 가장 이른 시기에 주의보가 발령됐고요. 모두 수온 상승으로 이른 시기에 해파리가 발생·성장한 탓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총 9종의 독성 해파리가 출현했습니다. 2종의 국내 미기록 해파리가 확인되기도 했고요. 최근 해양온난화로 해파리 출현 분포 해역이 확장됐기 때문인데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해양온난화 영향으로 해파리와 같은 외래 침입종이 증가해 해양 관광 및 수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해수욕장 해파리 쏘임 사고는 ▷2022년 278건 ▷2023년 444건 ▷2024년 853건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는 국내 관측 기록 최초로 일평균 해수 온도가 30도를 넘어서는 해역이 있을 만큼 고수온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해수욕장 해파리 쏘임 사고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1~9월 4224건이나 집계됐습니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1310건으로 가장 많았죠.
해파리가 대량으로 발생하면 그물을 찢어 어획량을 줄이고 상품성을 떨어뜨려 어민 피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심지어 해파리 떼가 원전 설비로 들어가 취수구를 막는 사례도 발생했는데요. 원전은 취수구를 통해 들어오는 찬 바닷물로 내부 전기계통을 식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취수구가 해파리 같은 이물질로 막히면 냉각 기능이 마비돼 최악의 경우 전력 생산이 중단될 수도 있죠.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보름달물해파리 성체가 이번 달 중순께 대거 출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중국에서 부화 및 발생하는 노무라입깃해파리는 평년보다 낮은 동중국해 저수온으로 유체 발달이 다소 늦어지고 있으나, 7월 이후 남해와 제주 연안에 출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해수부는 지난달 말 수립한 '2025년 해파리 어업 피해 방지 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세부 과제는 해역별 민관 상시 관찰 체계 가동, 유생 발견 때 선제적 제거, 위기 경보 수준(관심-주의-경계-심각)별로 해파리 대응 기구 구성·운영, 지자체에 해수욕장 해파리 유입 방지막 설치 권유 등입니다.
한편 국립수산과학원은 해파리에 쏘이면 즉시 물 밖으로 나오고, 바닷물이나 생리식용수로 신속하게 세척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수돗물을 이용하면 해파리 독침이 더 퍼질 수 있습니다. 통증이 남아 있을 때는 45도 안팎 온도의 온찜질을 하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