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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소화

가스만 차는 중

by 멜로디


일, 관계에서의 스트레스가 마구잡이로 쌓여 어떻게 해소해야할 지 모르겠는 요즘이다.

머리로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필요도 고민할 필요도 없다고 되뇌이면서도

자꾸만 마음은 '아직 더 떠올려야 해' '더 생각하고 고통받아야 해!' 라고 외치고 있는 듯 하다.

괜스레 몸도 마음도 찌뿌둥해지는 게 싫어, 챗지피티를 켰다. (만능해결사.. ㅠ)



나의 궁극적인 고민을 물었다.

1. 이 생각을 억지로라도 멈추고 그만 떠올려야 감정이 끝이나는걸까

2. 아니면 떠오르는대로 두고, 소진될때까지 기다려야하는걸까


그러자 챗지피티는 나에게 대단한 명문을 남겨주었다.

"감정은 내 안에서 충분히 느끼고, 소화되어야 진짜로 끝이 난다."


나는 늘 스트레스를 받으면 직빵으로 위부터 안 좋아진다.

소화가 안 되고 가스 차고, 두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마음도 마찬가지라니.

내가 감당하기 힘든 감정들이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계속 더부룩하고, 답답하고, 다른 영역에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거라니.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질 못했었다.

그냥 빨리 소화시키고 싶어, 빨리 없어져서 날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어, 같은 생각만 했었다.

그 감정을 소화시키는 일조차 급하게 처리하려 했던 것이다.


보아뱀 이야기처럼,

내 그릇에 비해 큰 감정을 잘 소화시키려면 힘들고 시간이 걸리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내가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못하든 그건 사실이다.

그러니 내 감정이 잘 소화될 수 있게 기다려주자.

몸의 소화를 돕기 위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운동도 해줘야하는 것처럼

내 마음에도 새로운 활력과 몰입대상을 주입시켜주고, 따뜻하게 보호해주자.

소화되지 못하는 감정들을 들여다보며 조급해하고 불평하기보다,

그래 너도 그렇게 곧 사라지겠지 하면서.



p.s 글쓰기는 너무너무 중요하다. 정말.

아무리 런닝을 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어도, 이렇게 내 마음과 생각을 글로 정리하지 않으면 그 찌꺼기들이 영 사라지지 않는다. 역시 브런치 최고야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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