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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녹아 봄이 되듯이

그냥 내게 오면 돼요

by 멜로디

요즘 저녁마다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를 듣고 있다. 예전부터 곡이 좋은 건 알았지만, 이번에 들으니 가사가 유난히 귀에 꽂혀서 자꾸만 듣게 된다.




그대 내게 다시 돌아오려 하나요

내가 그댈 사랑하는지 알 수 없어 헤매이나요

맨 처음 그 때와 같을 순 없겠지만,

겨울이 녹아 봄이 되듯이

내게 그냥 오면 돼요


헤어졌던 순간을 긴 밤이라 생각해

그대 향한 내 마음 이렇게도 서성이는데


왜 망설이고 있나요 뒤돌아보지 말아요

우리 헤어졌던 날보다 만날 날이 더욱 서로 많은데


그대 내게 다시 돌아오려 하나요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내게 그냥 오면 돼요




멜로디가 격정적인 편도 아니고, 가사도 그다지 드라마틱한 편이 아니라 그 안의 감정 또한 담담한 곡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야 화자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하고 조심스러운지 보이는 것만 같다.



1. '겨울이 녹아 봄이 되듯이'

이 부분은 정말 시의 한 구절처럼 아름답다.

겨울이 녹아 봄이 된다는 표현 자체도 예쁘고

계절이 변하듯,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렇게 다시 나에게 와달라고 건네는 그 진심도 참 애틋하다.

'내게 그냥 오면 돼요'

애타는 자신의 마음을 애써 누르며, 오히려 상대의 고민하는 무거운 마음을 먼저 이해하고 손을 내밀어보는 말. 고민하지도, 불안해하지도 말고 나에게 그냥 오면 돼요.



2. 헤어졌던 순간은 긴 밤이라 생각해

긴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듯,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 과정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이것마저 상대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며 최선을 다해 설득하는 느낌이랄까 ㅋㅋ..

아직 우리는 끝이 아니라고, 우리에게는 더 좋은 날들이 있다고. 진실일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3. 그대 향한 내 마음 이렇게도 서성이는데

내 마음이 '서성인다'라고 표현하는 것도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너무나 절묘한 표현이다.

어쩌지 못하고 문 앞에서 말없이 서성이는 그 모습처럼, 상대의 마음이 조심스러워 그저 그 마음 앞에서성이며 기다릴 수 밖에 없는 마음. 그 서성임의 끝은 어떻게 됐을까?




‘그대 지금 이대로의 모습 그대로

내게 그냥 오면 돼요.‘

이 말을 해주고픈 사람이 있다.

이 말을 내게 해주고픈 사람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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