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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tyle by AK Apr 27. 2024

그리스 요트여행, 어떨까?

  

와이프에게 이벤트 해주기로 유명한 배우 최수종 씨, 나는 너무나 이해가 된다. 아마 그분도 그냥 이벤트 아이디어가 저절로 막 떠오를 것이다. 나도 재미있는 일이라면 이런저런 이벤트나 액티비티 아이디어가 너무 잘 떠오른다. 아마도 애니어그램의 성격파악과 상관이 있는듯한데, 나는 MBTI 보다는 애니어그램이 더 정확하게 맞는 편이다. 나는 7번인데, 열정도 많고 재미있고 즐거운 일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나의 생각의 척도가 '이 일은 재미있는 일인가?'일 때가 많다. 이번 결혼기념일에는 이런 걸 하고 싶다, 생일에는 여길 가봐야지! 이벤트까지는 아니라도 기념일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 같은 것은 저절로 머리에 자주자주 떠오른다. 그래서 대부분 부모님의 육순, 칠순선물을 무얼 할까 고민하는 자녀들 대신, 내 생일 계획도 내가 스스로 세워버리고 말았다.


그리스 여행을 마음속으로 생각하다 보니 어디선가 누구에게서 그리스여행을 할 때는 섬을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났다. 지도를 펼쳐보니 섬들이 어찌나 많은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어느 섬을 가야 하는 거지?


어느 날 옥색빛의 바다 위에 떠있는 요트 사진을 본 순간

‘아! 이거다 요트여행을 해야겠다!’

즉시 요트 임대료를 알아보니 하루 300-500불 정도로 별로 비싸지 않다. (3년 전 당시) 요트 가격을 생각해 보면 임대료가 너무 싸지 않은가? 바로 아이들에게 문자를 또 날렸다.

‘ 우리 요트여행하면 어떨까? 가격도 별로 안 비싼데, 십시일반 해서 요트로 그리스 섬 몇 군데 돌아보자!’

다행히 아이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편은 아니라 이 정도 감당은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 요트여행이라니!

생각보다 훨씬 근사한 여행이 되겠는걸!


내 아이디어가 너무나 멋지다고 들떠서 한껏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미국, 서양사람들은 가족 여행으로 그리스 요트여행을 자주 가는 모양이다. 막내딸 친구인 케일라의 엄마 60세 생일에 가족이 모두 모여 그리스에서 요트여행을 했다고 한다. 순전히 내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인데 마치 누가 내 아이디어를 훔친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여행이 빈번하니 요트 임대 사업이 그리스에서 인기가 있는 거겠지 싶다.

 

결국 나는 지난해 9월 일치감치 12명이 탈 수 있는 6개의 캐빈이 있는 엄청난 크기의 세일링 요트를 예약했다. 우리 부부, 아들과 여자 친구, 막내딸과 남자 친구, 부모님, 둘째와 내 여동생, 그리고 뉴질랜드에 사는 남동생부부 이렇게 6쌍이다, 가격은 3700불,  여기에 캡틴 고용비 1500유로 , 기타 잡비가 300-400불 정도 되었는데 3년이 지난 시점에 가격이 오른 탓도 있지만 가장 큰 요트에 속하는 요트라 생각보다는 많이 비싸진 게 사실이다. 그래도 모터로만 가는 요트에 비해서는 아주 싼 가격이었다. 모터로만 가는 요트는 일단 캐빈이 3-4개로 작은데 값은 거의 같은 수준이거나 훨씬 비싼 요트도 있다. 그렇게 예약을 하면서 비용의 반을 이미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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