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의 첫 실험, 와디즈 펀딩

나의 퍼스널 브랜딩 이야기 4화

by 여행에 와 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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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즈에 프로젝트를 올리면서 느낀 첫 감정은 설렘보다는 긴장에 가까웠습니다.
내가 써 온 글과 만들어 온 이야기가, 이제는 심사를 받는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은 나 스스로에게 솔직하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세상과의 대화’가 시작된 셈이었지요.


와디즈 펀딩을 나의 브랜딩의 첫 실험으로 선택한 이유는 그동안의 실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유튜브, 인스타, 음원 배포등 여러 기능을 배우며 시도를 해보았지만, 나와 맞지 않거나, 특별히 브랜딩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은 것이지요. 그러던 차에, 어렴풋이 들어봤던 (저는 미국에 거주하므로 한국의 여러 플랫폼이나 가능성에 매우 취약합니다.) 와디즈 펀딩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어요. 전자책으로도 펀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한동안 어떤 주제의 글이 서포터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앞 글에서 표현된 제 삶의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사고하기 시작했고, 아무래도 국내 독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려면 특이한 경험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알래스카 이야기는 어떨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레인스토밍을 위해 노트와 컬러 펜을 들고 저와 남편이 15년간 해온 알래스카 한달살이 내용을 끄적여 보았습니다. 다행히도 네이버 블로그와 브런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이 흔적이 넘쳐 난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이 전자책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니, 저희가 집에서 즐기는 '연어 요리를 어떤 식으로라도 함께 나눌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그렇지! 연어 요리 쿠킹 클래스를 열어보자. 리워드로 알래스카 이야기 전자책을 준비하고 물론 쿠킹 클래스에서 시연될 레시피북을 만들면 되겠구나!" 이렇게 리워드를 구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세부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가운데, 갑자기 집에 예상치 않은 사고가 생기게 되었어요. 한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만큼 급박하고 힘든 상황이라 이 모든 걸 일단 무기한 보류하기로 했지요. 어느 정도 정돈이 되면서 아직은 쿠킹 클래스는 무리라는 가정하에 다시 세워본 계획이 [알래스카, 나의 한 달 이야기]와 연어 레시피북 [와인과 함께 하는 연어 Feas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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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전자책을 캔바의 템플릿을 사용해서 컬러와 디자인에 신경을 쓰면서 만들었습니다. 특히나 레시피북은 흔한 직사각형의 문서형태로 가 아닌 가로로 긴 템플릿을 사용해서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거의 90%의 내용이 완성되었을 때 와디즈 펀딩의 스토리와 여러 폼을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잘 모르는 것이 있을 때는 챗지피티에게 물어보며 완성해 나갔지요.


제출 버튼을 눌렀던 날,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시작이었습니다.
‘국내 최초’라는 표현이 걸렸고, ‘성인 인증’과 ‘배송 여부’ 같은 항목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심사 대상이 되었고,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나의 이야기가 사회적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은 또 다른 도전이구나!"


이번 프로젝트의 리워드는 두 권의 전자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알래스카 한 달살이의 기록을 담은 에세이북,
또 하나는 현지에서 배운 훈제 연어 레시피, 우리가 와인과 함께 즐겨 먹는 훈제연어 레시피, 그리고 와인 페어링을 담은 레시피북입니다. 단순히 “여행기와 요리책을 함께 내보자”는 아이디어로 보이지만 저는 그 안에 제 삶의 세 축이 모두 들어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음악처럼 구조를 짜고, 여행처럼 스토리를 엮고, 와인처럼 여운을 남기고 싶었지요.


와디즈 펀딩을 준비하는 과정은 하나의 브랜드를 정리하는 수업 같았습니다. 그전까지의 저는 ‘내가 진심으로 썼으니 다 된 것 같아'라고 느꼈는지 모르지만, 와디즈를 준비하는 과정 또한 나의 책을 마케팅하고, 표현하는 브랜딩이 되어가는 것이더군요. 게다가 뭔가 잘 못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으며, 그 세세한 기준들이 결국 브랜드의 신뢰를 만든다는 걸 배웠습니다. 표현을 다듬고, 문장을 정리하고, 문맥을 다시 연결하면서 내 브랜드의 언어가 조금씩 세련되어 갔습니다.


처음엔 ‘내가 만든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는다’는 게 두려웠지만, 이제는 알겠습니다. 진심은 형식을 만나야 설득이 되고, 피드백은 거절이 아니라 번역이며, 성장은 결국 수정의 반복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아직 승인은 못 받았지만 곧 받겠지요.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브랜딩의 첫 실험에서 제가 배운 건 단순합니다.
진심은 혼자 증명되지 않습니다.
사회의 언어 속에서 다듬일 때,
비로소 그 진심은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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