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퍼스널 브랜딩 이야기 6화
실험의 끝에서 길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의 시도들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걸, 이번 와디즈 준비 과정에서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브랜딩은 감정의 언어로 시작되지만, 세상에 내놓으려면 사회의 언어로 번역되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던 순간이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나만의 방식으로 계속 실험하던 시간은, 결국 이 ‘번역의 시간’을 위한 예행연습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와디즈 펀딩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어떤 주제를 가지고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할까?를 고민할 때, 일단은 생소하지만 궁금하고, 차별점이 있지만 또 생경하지만은 않은 그런 주제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의 여행기록 중 유럽 또는 알래스카가 떠오르더군요. 그런데 여행기만으로는 서포터의 관심을 끌기가 좀 부족하지 않을까 싶어, 무언가를 보너스로 더 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그렇지 않아도 언젠가 전자책으로 내고 싶었던 간단한 요리 레시피 북이 생각이 났고, 제가 알래스카에서 꽤 유명한 셰프에게서 배운 몇 가지 요리가 기억이 났습니다. 그런데다 요즘 제가 만들기 시작한 훈제연어 레시피가 또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알래스카 이야기 전자책과 간단한 쿠킹 클래스를 기획하기 시작했던 거죠.
훈제 연어는 저와 저의 가족이 매우 즐겨 먹는 음식입니다. 특히, 와인과는 찰떡궁합이며, 사실 언제 어디서 먹어도 맛이 좋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알래스카에서 연어를 잡아 프로세싱 컴퍼니에 두 가지 종류의 훈제 연어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을 해서 매년 30-40파운드 정도 가져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이 공정 과정의 요금이 너무나 올랐습니다. 한 파운드 (450g)에 거의 12000원을 지불하니까요. 그러면 매년 훈제 연어만 35만 원에서 80만 원을 들여야 되는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연어 필레를 진공포장해서 가져오는 금액을 합하면 150만 원이 훌쩍 넘게 됩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북구 유럽식 훈제연어, 실은 연어절임인 Lox, 또는 Lachs를 일부 직접 만들기 시작했는데, 만들어보니 아주 훌륭합니다. 올해는 셰프인 폴에게서 프리미엄 레시피도 받아왔습니다. 한 파운드에 70불씩 팔았다던, 그것도 수년 전에, 그 레시피를 말이죠. 사실, 맛에서는 그다지 많은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심플한 레시피도 맛이 좋습니다만, 그래도 좀 더 부드럽고 우아한 맛이 더해진 느낌이 드는 훈제연어입니다. 이런 훈제연어 레시피와 그밖에 훈제연어를 사용한 뉴욕식 베이글, 와인 안주등 중심으로 하려 했던 쿠킹클래스를 안타깝게도 레시피 전자책으로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집안에 일이 생겨서 따로 클래스를 하기는 어렵게 된 것이죠. 그래서 [알래스카, 나의 한 달 이야기], 그리고 [와인과 함께하는 연어 Feast] 레시피북, 이렇게 두 권의 전자책이 리워드가 되었답니다.
알래스카는 가족의 전통을 잇는 의미뿐 아니라, 제게 있어서는 adventurous 한 곳이라 행복한 곳입니다.
끝없는 바다, 사라지는 햇빛, 빙하를 품은 산, 손끝의 냉기를 견디며 낚아 올린 연어의 살결은 묘하게도 제 인생과 닮아 있었습니다. 그 위에 와인의 향을 더하면, 인생의 냉기와 따뜻함이 한 잔 안에서 공존하는 듯했죠. 15년 동안 매년 여름을 보낸 알래스카에는 너무나 많은 추억과 사랑이 묻어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음식이나 여행, 단품이 아니라, ‘기억을 나누는 감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와디즈를 준비하며 느낀 건, ‘브랜딩은 결국 관계를 만드는 일을 배우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알래스카의 바다 냄새를, 한 모금의 와인 향을, 혹은 한 입 베어 문 훈제연어의 맛을 전하고 싶을 때
그것은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마음을 건네는 일과 닮은 것 같아요. 특히나 이 경험 하나하나를 몸에 기억에 아로새겨온 저로서는 말이죠.
그래서 이번 도전은 제게 ‘사업’이 아니라 ‘대화’를 기대합니다. 글로, 음악으로, 그리고 맛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사실 준비 과정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일단 내용을 90% 완성해서 제출해야 했고, 성인 인증, 문구 검수, 발송 일정 조율 같은 세세한 조정의 과정을 여러 번 겪었습니다. 제출할 때마다 수정 내용을 계속 통보받을 때는 약간의 좌절도 경험했지만 하지만 그 속에서도 조금씩 더 배워가며 단단해지는 자신을 보았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가 지난 몇 년간 쌓아온 실험의 조각들을 하나로 묶은 첫 결과물이자, 다시 시작되는 여행의 첫 문입니다. 이제는 혼자 실험하는 대신,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제가 걸어온 길의 조용한 결실을, 와디즈에서 여러분과 나누려 합니다.
→ [알래스카 프로젝트 오픈 예정 페이지 바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