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은
내겐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내가,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
그들의 두 눈을 깊게 바라보는 일
그들의 마음이 열리도록 기다리는 일
마음에 마음으로 다가가는 일
마치 누군가 나에게 먼저 다가와주길
하염없이 간절히 바라며 고대했던
예전의 어린 나에게로 다가가듯
아무 편견과 계산 없이 그저 먼저 다가가는 일
산처럼 키가 큰 앙상한 겨울나무들로
빽빽하게 둘려 쌓인 숲 속,
발 밑엔 바스락거리는 갈색 낙엽들과
머리 위로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행복은 언제나 작고 불완전한 우리 가슴
그 한가운데 숨겨져 있음을
내겐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내가,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내가 보는 것을 나누는 일
내가 느끼는 것을 나누는 일
숲 속의 작은 새가 아침을 노래하듯
지난밤의 어둠이 지나감을 알리고
태양의 축복을 받은 새 하루를 맞이하는 일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불가능하게 느껴질지라도
우리가 걷는 이 길 속에 숨겨진 의미를 찾고
그 의미가 내 삶의 의미와 일치하도록
나를 다듬고 보듬으며 한발 한발
앞으로 함께 나아가는 일
우리에게는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우리, 오직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
작은 새의 노랫소리를 따라 걸으며
길은 분명 걸어갈 가치가 있음을
따뜻한 미소로 부드럽게 속삭여주는 일
https://youtu.be/dJ2We4rQOQM?si=8OykcjFpshEL6Ye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