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식의 [가나다라]
요새 기하 수업을 들으며 참 즐거움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유별나게 기하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수학적으로 머리가 정말 좋은 것도 아닌데요, 그냥 기하가 너무 즐거워요. 원뿔곡선의 이심률을 비교하고, 그 방정식을 유도하고, 특징으로 필요한 것들을 구하는 과정도 너무 재미있고요, 물리에서 잠깐 배웠던 벡터를 3차원까지 끌고 와서 내적하고 외적하고 하는 것도 너무 신나요. 배움을 배움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요?
얼마 전 기하 수업에서는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세상의 1/1000은 안다고 생각했는데 요새 와서 보니 그것보다도 훨씬 더 모르는 것 같다고. 그 이야기를 듣고 잠시 생각해봤어요. 난 세상의 얼마를 알까.. 아니, 아는 게 있기는 할까 싶은거죠. 한 1/100000000정도는 알까요? 아무튼 모르는 게 몇 억 배는 많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직시하고 나니까 갑자기 변태처럼 행복한거에요.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출해서 마치 뇌가 침을 흘리듯 미친듯이 흥분해버렸어요. 아니 너무 즐겁잖아요, 앞으로 알아갈 세상이 이렇게 넓다는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