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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2] 딸에게 소개하는 보사노바 (3)

보사노바는 어떤 음악일까?

by 송영채

6. 보사노바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는 무슨 뜻일까?


보사노바는 브라질 포르투갈어로 불리기 때문에 더없이 아름답게 느껴져. 포르투갈어는 모음 중심의 언어라서, 언어 자체에 음악적인 공명이 깃들어 있거든. 특히 단어마다 존재하는 강세(악센트)는 정확하게 딱딱 맞춰 떨어지는 박자보다, 오히려 어긋나고 흘러가는 리듬과 더 잘 어울려.

또 포르투갈어에는 코소리(비음)와 함께 울리는 부드러운 발음이 많아서, 단어와 단어가 끊기지 않고 마치 물 흐르듯 부드럽게 이어지지. 그래서 말을 듣고 있어도 마치 속삭이는 음악 같아.

보사노바는 처음부터 이런 언어로 만들어진 음악이기 때문에, 가사와 멜로디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거야. 조빔(Antonio Carlos Jobim)이나 비니시우스(Vinícius de Moraes)도 가사를 단순한 말이 아니라 하나의 음악적 소리로 생각하며 작곡했다고 해. 그래서 브라질 포르투갈어로 불리는 보사노바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아.

아래 단어들은 보사노바 가사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야. 이 단어들을 알고 들으면, 보사노바의 풍경이 더 잘 상상되고, 감정이 더 깊이 와닿을 거야.


1. Amor (아모르) / Amar (아마르) – 사랑 / 사랑하다

대부분의 보사노바 곡은 이 단어에서 시작돼. 기쁨, 슬픔, 그리움과 같은 수많은 감정을 잉태하고 있는 단어가 바로 사랑이야.

“Meu amor…” (내 사랑이여…)


2. Saudade (사우다지) – 그리움

닿을 수 없는 시간이나 사람, 장소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이 감정은 보사노바의 근간을 이루는 감정 중에 하나야.

“Chega de saudade…” (그리움이여 안녕…)


3. Mar (마르) – 바다

리우 해변에서 탄생한 보사노바는 언제나 바다를 품고 있는 것 같아. 출렁이는 파도처럼 일렁이는 감정이, 해수면처럼 반짝이며 잔잔히 흘러가지.

“O mar, a brisa e o luar em paz…” (바다와, 산들바람과, 평화로운 달빛…)


4. Sol (솔) – 태양 / 햇살

보사노바에는 슬픔에도 언제나 햇살이 숨어 있어. 삶의 따뜻함, 희망, 밝은 웃음이 항상 함께하는 것이 바로 보사노바야.

"Vou por aí, no meu caminho do sol…” (난 태양의 길을 따라가네…)


5. Tristeza (뜨리스떼자) – 슬픔

보사노바에서 노래하는 슬픔은 목놓아 울지 않아. 조용히 앉아 되새기는 그런 느낌으로 슬픔 마저도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힘을 준단다.

“A tristeza não tem fim…”(슬픔은 끝이 없다네…)


6. Coração (꼬라상) – 마음 / 심장

보사노바는 마음의 음악이야. 이 심장의 떨림, 상처가 모두 음악이 된단다.

“Meu coração vagabundo…” (나의 방랑하는 마음…)


7. Beleza (벨레자) – 아름다움

보사노바는 아름다움을 사랑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까지도.

“É só beleza, é só beleza…”(이건 오직 아름다움이에요…)


8. Noite (노이치) / Dia (지아) – 밤과 낮

시간은 보사노바의 또 다른 주인공이야., 밤과 낮은 늘 서로 얽혀서 우리와 함께 흘러간단다.

“A noite me traz uma tristeza, O dia vem cheio de alegria.”

(밤은 나에게 슬픔을 가져오고, 낮은 기쁨으로 가득 차 다가오네.)


9. Vento (벵뚜) – 바람

보사노바에서는 바람이 흐르듯이 인생도, 감정도 흘러가. 그리움, 슬픔, 기쁨이 바람과 함께 춤을 추지.

“O vento vai levando tudo embora…” (바람이 모든 걸 데려가요…)


10. Vai (바이) – 가다 / 흘러가다

보사노바에선 무언가를 떠나보낼 때가 많아. 인생도, 사랑도, 시간도 멈춰있지 않고 계속 흘러간다는 걸 보여주지.

“Vai, minha tristeza…” (가렴, 나의 슬픔아…)


11. Lua (루아) – 달

밤하늘에 떠있는 조용한 친구는, 마음 속 그리움, 말하지 못한 사랑과 꿈까지도 품고 있는 듯 해.

“A lua cheia desperta saudade…” (보름달은 그리움을 깨워요…)


12. Chuva (슈바) – 비

보사노바의 비는 찰박찰박 두드리면서 슬픔을 씻기도 하고, 새로운 시작을 선사하기도 해. 그래서 비오는 날 더 보사노바를 듣고 싶은 것 같아.

“Chovendo na roseira…” (장미 덤불 위로 비가 내려요…)


13. Flor (플로르) – 꽃

보사노바는 꽃이 피어나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 꽃과 인생은 언젠가는 지기 때문에 더 소중하지.

“Você é uma flor no meu jardim…” (넌 내 정원의 꽃이에요…)


14. Caminho (까미뉴) – 길

보사노바에서는 사람의 인생을 길로 자주 비유하는데, 이 다양한 길들은 항상 헤어졌다가도 다시 만나곤 해.

“Caminho bordado à fé, caminho das águas…” (믿음으로 수놓은 길, 물들의 길)


15. Voce(보세) – 당신

사랑하는 사람에게 부드럽게 건네는 말로, 애정과 다정함이 동시에 묻어나지.

“Se todos fossem iguais a você…” (세상 모든 사람이 너와 같다면…)


16. Silêncio (씰렌시우) – 침묵

보사노바는 침묵의 의미를 아는 음악이야. 여백으로도 진한 감정을 전하곤 해.

“No silêncio da noite…” (밤의 침묵 속에서…)


17. Tempo (뗀뿌) – 시간

과거의 사랑, 지나간 계절, 다가올 그리움. 보사노바는 시간을 노래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진심으로 아끼게 해줘.

“O tempo passa, o amor fica…” (시간은 가고, 사랑은 남아요…)


18. Olhos (올료스) – 눈

꿀빛, 갈색빛의 눈과 마주치는 순간, 보사노바의 시간은 멈추는 것 같아.

“Morena dos olhos d’água…” (물빛 눈동자의 갈색 소녀…)


19. Sonho (쏘뉴) – 꿈

보사노바에서의 꿈은 희망과 절망의 끊임없는 줄다리기 같아. 하지만 늘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지.

“Vivo sonhando…” (나는 계속 꿈꾸며 살아요…)


20. Vida (비다) – 삶

보사노바는 언제나 삶을 찬양해. 슬픔이던, 고통이던, 그리움이던, 춤추듯이 사랑하며 흘러가고자 해.

“Nos bailes da vida…” (삶의 무도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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