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노바라는 한 송이의 꽃이 피기까지
예전에 한 나라가 있었어. 그곳에선 수천 년 동안 토착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지. 그들은 ‘브라질’이란 이름을 몰랐어. 그들 중에는 ‘투피족’, ‘구아라니’ 족 같은 원주민 부족들이 있었단다.
그 나라는 비옥한 땅과 거대한 강, 끝이 보이지 않는 숲에서, 태양과 긴 비가 번갈아 춤을 추곤 했지. 비가 쏟아지면 나무가 자라고, 태양이 내리쬐면 꽃이 피었어. 땅이 젖으면 생명이 움트고, 바람이 불면 새들이 노래했지.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그런 자연을 정복하려 하지 않았고, 그저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았단다.
그들에게 강은 길이었고, 숲은 친구였고, 바람과 별빛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존재였어.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사람들은 자연의 리듬을 따르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어. 언제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지, 어느 계절에 씨앗을 심어야 하는지, 비가 오기 전 새들이 어떻게 우는지 그들은 알고 있었지.
그렇게 자연과 사람은 서로를 닮아갔단다. 사람의 춤은 동물의 움직임을 따랐고, 노래는 새소리를 담았으며, 옷과 문신, 장신구엔 숲의 무늬가 새겨졌지. 그들의 언어는 자연의 냄새와 빛, 소리와 감촉으로 가득했지.
그들의 음악은 단순한 리듬과 반복되는 멜로디, 그리고 타악기를 두드려 자연과 대화하는 듯한 소리였어.
아주 오래 전, 유럽의 작은 나라 포르투갈은 바다 너머 세상을 꿈꿨어. “혹시 바다 건너편에도 새로운 땅이 있을까?”
그 시절, 포르투갈의 엔히크 왕자는 별과 바람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었지. 사람들은 그를 ‘항해왕자’라 불렀고, 그는 뱃사람들을 모아 항해 학교를 만들었단다. 포르투갈은 다른 나라보다 먼저 바다로 나아가, 아프리카 해안을 따라 항해를 시작했어. 향신료를 찾고, 무역을 하고,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서였지.
그러던 어느 날, 1500년. 페드루 알바르스 카브랄이라는 뱃사람이 항로를 살짝 틀었고,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브라질이었어. 푸르고 깊은 강, 울창한 숲, 처음 보는 사람들, 전혀 다른 세계였지. 사람들은 그곳에서 자라던 붉은 나무, 파우브라질(pau-brasil)에서 이름을 따서 그 땅을 ‘브라질’이라 불렀어.
포르투갈 사람들은 그 땅에 말과 노래, 가톨릭 신앙, 그리고 마음 깊숙한 감정 하나를 전했지. 그게 바로 ‘사우다지(Saudade)’였어.
포르투갈은 유럽 대륙의 서쪽 끄트머리에 있었고, 동북쪽엔 강대국 스페인이, 남쪽엔 이슬람 세력이 있었어. 육지로의 길이 막히자, 사람들은 눈을 바다로 돌렸고, 그 결과 수많은 남편과 아들, 아버지들이 바다로 나가게 되었지. 그렇게 떠나 돌아오지 못하면, 남겨진 가족들은 기다림과 상실, 그리움 속에서 살아가야 했단다. 이미 사라진 것에 대한 아름답고도 쓸쓸한 그리움, 다시는 되찾을 수 없다는 상실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하고 사랑하려는 마음이 모여, 사우다지라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감정으로 남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