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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7) 엄마의 일기_2

by 송영채

2055년 8월 27일 금요일


우리 귀여운 아기가 태어난 지 거의 2주가 되어간다.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은 너무 아프고 힘들었지만, 아이를 품에 안는 순간, 그 모든 고통이 스르르 녹아내렸다. 너무나 작고 소중한 아기가 배가 고파서 입을 오물거리며 울 때, 졸려서 칭얼거릴 때, 그 모습들조차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우리 부부는 밤잠을 설쳐도 행복하기만 하다.


너무나 소중해서, 우리 부부는 너를 돌보는 모든 과정을 직접 우리 손으로 다 해나가고 있다. 임신부터 사랑의 힘으로만 만들어진 너를, 로봇이나 양육센터의 도움 없이 우리 부부 둘만의 손으로 재우고 먹이고 입힌다. 다크서클이 짙게 드리워진 얼굴로, "아마 우리 아기가 사람의 손길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아이가 아닐까?" 대화를 나누며 하며 우리는 뿌듯한 웃음을 지어본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피곤해서 일기 쓸 여유가 없지만 오늘은 꼭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펜을 들었다. 요즘에 너의 이름을 고민 중이었는데, 오늘 최종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수호. 守護 지킬 수(守)에 보호할 호(護). 우리 부부는 역시나 남들과는 다르다는 걸, 이름을 지으면서 다시금 깨달았다. 이름에 한자를 넣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시대에, 아들 이름에 넣을 한자의 뜻을 며칠간 고민했다. 우리가 아이에게 남기고 싶은 의미가, 한자를 통해 아이의 이름 안에 가득 차길 바라는 마음이다.


수호야, 앞으로 네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디, 너 자신을 잘 지키길 바란다. 너 자신을 지키는 힘에서 시작해서, 네 가족을 지키고, 그리고 우리 사회를 지킬 수 있는 강인한 사람으로 자라나길.. 엄마 아빠는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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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