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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아비투스

by 이승준

호불호가 있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하는 아비투스라는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



1. 넉넉한 통장잔고는 심리자본을 강화한다. 안전하다고 느끼며 인생이 두렵지 않으며, 더 나아가 만족감을 느낀다.

2. 추가 교육에 소비된 돈은 지식자본을 늘린다.

3. 독서, 전시회 관람, 여행에 소비된 돈은 문화자본을 늘린다.

4. 초대하거나 초대에 응하면 돈은 들지만 사회자본이 늘어난다.

5. 좋은 옷을 사거나 일주일 동안 바닷가에서 휴양하면 경제자본이 신체자본으로 바뀐다.


여태까지 나는 직업상 신체자본(운동, 몸가꾸기)과 지식자본(공부, 학위, 자격증)을 늘리는데에 어느정도 관심을 두었고 경제자본 즉 돈이 이 세상 첫째 조건은 아니라고 교육하기에 문화자본(아이들에게 전시회나 뮤지컬을 보여준다든지)이나 사회자본(지인의 생일 때 반드시 선물과 함께 축하인사를 전한다든지, 애경사가 있을 때 챙기는 것, 집에 사람을 초대하는 것) 등을 챙겼으나, 정확히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와 그렇게 하면 구체적으로 뭐가 좋은지를 알지 못했으나 책을 통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최상위층 사람들이 행동하는 양식을 말해 주고, 중산층이나 하층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처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층을 나누는 내용을 싫어하는 독자들이 있다고는 한다. 하지만 그것이 엄연한 현실인데다가, 이를 인도의 카스트 제도 마냥 감히 넘을 수 없는 선명한 계급 구조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아비투스"를 통한 극복이 가능하다는 말이므로 그러한 의견에 동의되지 않는다.)


내 아내는 상위층의 아비투스를 보유한 사람이라 그 오랜 기간 동안 사는데 급급한 저 아래의 아비투스를 와이프를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보너스를 받았을 때나 분할매수하는 주식이 일정부분의 수익과 함께 모였을 때쯤 마침 아내의 멘탈에 가끔 생명수와 같은 선물을 주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마련이다.


나는 잘 모르지만 명품을 그래도 가뭄에 콩 나듯 하나 산다면 티가 나는 것을 구입해서 자랑스럽게 하고 다닐 것 같은데. 가방도 브랜드가 안보이는, 목걸이도 티가 하나도 안나는 걸 사는 거다. 어차피 본인의 만족도가 대부분이지만 궁금해서 물어본 적이 있다. "감추는 것에서 더욱 고급스러움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말이 아비투스가 나온다. "과시하지 않음으로써 과시한다."

대를 거듭한 부자인 슈퍼리치는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영화의 세팅이 그러하듯 우리는 성공을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사용하는 물건을 보면 누구나 취향과 사회 계급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인정을 받으려는 과장된 노력은 헛되다. 소탈한 외형이 고급 아비투스에 속하기 때문.

지위 표시를 너무 노골적으로 내보이는 사람은 스스로 수준을 떨어뜨리는 사람.


예를 들어 하버드 졸업생이 "보스턴에서 학교를 다녔다"라고 하는 것. 엄격한 원칙에 따라 기업을 경영하느냐는 질문에 "그러려고 노력합니다."라고 답하는 것. 절제가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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